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논의하자는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시·도교육감들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있다. 이 부총리가 21일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참석하기로 했지만, 교육감들은 “인사말 정도만 하고 돌아가시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21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열리는 교육감협의회에 참석해 시·도교육감들과 만난다.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교육감협의회 회장단 간담회에 이어 두 번째로 누리과정 해법을 찾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 부총리의 참석에 교육감들 반응이 시큰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산까지 가시는데 ‘인사말’ 정도만 하고 정작 회의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사말만 하고 돌아오셔야 하는데 바쁜 일정을 쪼개 부산까지 가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교육부는 시·도교육감들 대부분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여서 이 부총리 참석을 추진했다고 한다.
교육감들이 시큰둥한 이유는 지난 18일 첫 회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부총리는 “국민들이 걱정하므로 교육감들이 협조해 달라”면서 교육감들의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인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대통령 공약 때문에 교육청들이 빚더미에 앉았다”며 날을 세웠었다. 교육감들 사이에 “이번에 와서 이런 얘기만 늘어놓을 거면 시간낭비다”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청 관계자는 “(18일 회동에서) 이 부총리가 목적예비비 우선 지급 등 교육감들이 요구하는 사안에 일절 확답을 하지 않고 정부 입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었다.
한편 경기도 등에선 사립유치원 교사의 월급이 이날부터 지급되지 않아 사실상 ‘보육대란’이 시작됐다. 서울 지역 유치원의 원장과 교사들은 유치원 예산을 전액 삭감한 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경기도 지역 유치원 원장들도 21일부터 도의회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정 오려거든 인사말씀만 하고 가시라” 교육감들의 부총리 ‘푸대접’?
입력 2016-01-20 1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