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을 보내나 했더니 설을 앞두고 수은주가 ‘쑥’ 내려가는군요. 설이 20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19일과 20일 귀성열차 예매도 시작되고, 설 채비를 슬슬 할 때지요.
우리 할머니 시절이면 손바느질로 설빔도 곱게 짓고, 먹을거리도 미리미리 준비할 때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백화점과 마트에 가면 없는 게 없이 다 있어서 그런 수고는 안 해도 됩니다. 많은 먹을거리 중에서 식구들의 입맛과 몸에 좋은 것을 고르기만 하면 됩니다. 그래서 국민 컨슈머리포트는 설 식탁에 오르는 먹을거리를 점검해보기로 했습니다.
설날 식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떡국입니다.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떡국은 가래떡만으로 끓이기도 하지만 만두를 넣어 떡만둣국을 즐기기도 하지요. 만두를 넣는 것이 맛도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설 먹을거리 시리즈 1탄은 떡만둣국용 만두로 정했습니다. 어떤 브랜드 만두가 가장 맛있고, 원재료 및 영양성분이 좋은지 평가했습니다.
시판 만두 시장은 지난해 기준 3300여억원에 달합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11월까지) 만두시장 점유율은 CJ제일제당(33.7%)이 제일 높았습니다. 이어 해태(19.9%), 풀무원(14.3%), 동원F&B(11.4%), 오뚜기(7.2%) 순이었습니다. 대기업들이 꽉 잡고 있네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만두는 모양과 크기, 소의 종류에 따라 수십 종이 넘더군요. 이 가운데 어떤 만두가 떡만둣국 끓이는 데 알맞은지 마케팅팀에 추천을 받았습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왕교자’, 해태는 고향만두 ‘순%속이 꽉찬 왕만두’, 동원F&B는 ‘개성왕만두’, 풀무원은 ‘생가득생왕교자’, 오뚜기는 ‘손만두’를 각각 추천해왔습니다. 여러분이 평소 즐기시는 만두가 이 가운데 있는지 궁금합니다.
평가할 만두를 구입하기 위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이마트 은평점을 찾았습니다. 추천 제품 중 4가지밖에 없더군요. 우선 4가지를 구입하고 홈플러스 합정점에 들러 나머지 한 가지를 샀습니다. 비비고왕교자(490g×2=7980원), 순% 속이 꽉찬 왕만두(458g×2=7480원), 생가득생왕교자(440g×2=7980원)는 소포장을 2개씩 묶어서 판매하고 있더군요. 판매자들은 ‘특판행사’라고 생색을 냈습니다. 각사 마케팅 담당자들에 확인해보니 대형마트의 경우 소포장은 2개를 묶어서 판매하는 것이 관례라는군요. “두개 묶어서 싸게 판다”는 판매자의 생색에 낚이지 마세요. 개성왕만두(1.2㎏=9750원)와 손만두(1.3㎏=5980원)는 대형포장만 있어 헷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구입한 만두를 비닐봉지에 옮겨 담았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선입관 없이 공정한 평가를 진행하기 위해서지요.
만두 평가는 구입 당일 서울 강서구 방화대로 메이필드 호텔에서 진행했습니다. 메일필드 호텔은 특급호텔로는 유일하게 한식당을 두 개나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널찍한 터에 한옥과 양옥 건물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고, 나무들도 멋지게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때마침 눈이 내려 멋진 엽서 그림 같은 풍경이 연출됐습니다. 평가는 정통 한식당인 ‘봉래헌’ 이금희 조리장을 비롯해 박상국 윤상혁 김성희 이영미 셰프가 평가를 맡았습니다.
봉래헌 주방에서 5개의 냄비에 5가지 만두를 각각 끓인 뒤 그릇에 담아내왔습니다. 만두의 맛을 평가하기 위해 육수가 아닌 맹물을 이용했고, 고명이나 양념은 일절하지 않았습니다. 셰프들은 맹물에 끓여 내온 만두의 겉모양을 살피고 맛을 음미하면서 모양새, 피의 식감과 맛, 소의 식감과 맛, 피와 소의 어우러짐, 떡국과의 어울림 등 7가지를 평가한 다음 1차 종합평가를 했습니다. 원재료와 영양구성을 각각 공개하고 이에 대한 평가를 하고, 가격을 밝힌 다음 최종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모든 평가는 제일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제일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됐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요?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떡만둣국용 만두로 알맞은 만두는 어떤 것들일까?
입력 2016-01-18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