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격돌’ 아이오와주 경선 앞두고 불붙는 트럼프vs크루즈 공방전

입력 2016-01-17 15:37
AP/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AFP/연합뉴스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트럼프와 크루즈의 다툼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다음달 1일 아이오와주 경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는 이날 오전에도 트위터를 통해 “크루즈는 15개월 전까지만 해도 캐나다 시민이었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14일 마지막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같은 문제로 크루즈를 집중 공격했던 트럼프는 “캐나다 시민이었다는 걸 몰랐다더니 골드만삭스에서 수백만 달러를 빌렸던 것도 몰랐다고 한다”면서 크루즈를 “위선자”라고 깎아 내렸다. 이는 크루즈가 골드만삭스와 씨티은행으로부터 선거자금으로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대출받고 이를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보고하지 않은 게 최근 드러난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크루즈 역시 맞받았다. 크루즈는 해당 발언에 대해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율이 낮아지면 대응을 잘 못하는 것 같다”면서 “최근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아이오와주 여론조사(10일 발표, 크루즈 28%·트럼프 24%)에서 내가 앞선 걸 보고 수긍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오늘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계속해서 트위터를 한 것만 봐도 그렇다”면서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설문 결과 때문에 트위터나 계속해대는 사람보다는 침착하게 나라를 지켜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전국 지지도에서 아직까지 크루즈에 앞서고 있다. NBC와 WSJ가 14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33%의 지지율을 기록해 20%에 그친 크루즈보다 13% 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일대일 가상 대결에서는 오히려 43% 대 51%로 밀렸다. 가장 먼저 실시되는 아이오와주에서 질 경우 어떻게 판세가 바뀔지 모른다.

크루즈는 13일 발표된 DM리지스터/블룸버그통신의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도 25%를 기록해 22%인 트럼프를 앞섰다. 지역 일간 달라스모닝뉴스는 트럼프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에서 열린 티파티 행사에서 크루즈를 비난했다가 크루즈 지지자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자신을 공격하는 트럼프에 대해 크루즈는 트럼프가 ‘뉴욕적인 가치’를 지니지 못했다며 맞받아치고 있다. 공화당의 대선주자로 나서기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 뉴욕이 지닌 자유주의적 가치관이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정작 양측 지지자들은 둘의 네거티브 공세가 그다지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WSJ는 이날 두 후보의 유세장에서 만난 지지자들 인터뷰를 인용해 양 후보의 공격이 지지율 개선에 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