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상임고문 탈당 기자회견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60여년 정치 인생 처음으로 몸 담았던 당을 저 스스로 떠나려고 합니다.
우리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권교체를 준비해야 할 야당이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서거하시기 전에 우리나라에 민주주의 위기, 중산층과 서민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라는 3대 위기가 발생할 것을 예견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가 되어 국민과 힘을 합쳐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저는 이 유지를 받들어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는 열악한 상태에 있던 우리 당의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엄동설한을 마다않고◆ 전국을 누비며 뛰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4.29 재보궐선거 때는 오랜 동지들의 비난조차 감수하면서도 당의 승리와 당의 통합을 위해◆ 끝까지 헌신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그토록 몸을 바쳐 지켰던 당을 떠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은 이른바 ‘친노패권’이란 말로 구겨진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참고 견디면서 어떻게든 분열을 막아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모두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저에게는 없습니다.
저는 평생을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하며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끌어왔지만, ◆정작 우리 당의 민주화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를 변함없이 지지하고 성원해주신 많은 분들이 떠났습니다.◆ 이제 저도 떠납니다만, 미워서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정당, 정권교체의 희망과 믿음을 주지 못한 정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확신과 양심 때문에 행동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제 제대로 된 야당을 부활시키고 정권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보태겠습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은 ‘부익부 빈익빈’이란 양극화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청년들은 희망을 갖기 어렵다고 절망 속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또 한반도의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습니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이러한 어려운 현실과 그 심각성을 각성하여 나를 비추기보다는 어둡고 소외된 곳을 비추는 정치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국민 여러분 모두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고 여러분의 가정에 강녕과 행복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월 12일
권노갑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전문]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친노패권으로 구겨진지 오래됐다”
입력 2016-01-12 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