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보 등 4대강 보 6곳, 강바닥 아래 누수 확인돼

입력 2014-12-18 09:15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가 4대강 전체 16개 보(洑) 중 9개 보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구미보 등 6개 보의 ‘물받이공’에서 물이 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받이공에서 누수 현상이 나타난 것은 보 상류의 물이 하천 바닥 아래를 관통하면서 마치 파이프처럼 물길을 형성한 뒤 보 하류쪽으로 흐르는 이른바 ‘파이핑(piping) 현상’ 때문으로 장기적으로 보 구조물의 안전성에 큰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9월 민간 전문가 90여명으로 구성한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이하 조사위)’가 4대강 보의 기초와 구조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조선일보가 18일 보도했다.

6개 보는 구미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공주보·백제보 등이다.

4대강 보 물받이공에서 파이핑 현상이 확인된 것은 4대강 사업 이후 처음이다. 조사위는 이같은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할 예정이다.

물받이공은 보를 넘은 물이 큰 낙차로 인해 하천 바닥을 훼손하지 않도록 보 본체 하류쪽에 콘크리트로 시공한 구조물이다. 4대강 조사위는 이번 조사에서 보 하류쪽 물속에 잠수부를 내려보내 6개 보 물받이공에서 물이 솟구치는 현상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핑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보 본체가 기우뚱하게 기울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보의 안전성을 위협한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이 매체는 또 4대강 조사위의 현장 보고서를 인용해 4대강에서 여름철마다 빈발하는 녹조 현상이 보 건설로 인해 물의 흐름이 느려진 것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조사위는 “모든 (4대강) 수계에서 남조류 발생 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보 건설과 준설에 따른 체류 시간 증가”라고 밝혔다.

보를 건설해 물의 흐름이 느려진 탓에 4대강이 마치 호수처럼 변했고, 4대강 보의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하층과 상층의 물이 서로 섞이지 않는 ‘성층(成層)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환경단체들은 4대강 녹조 현상이 보 건설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이번 조사위 발표에 따라 4대강 사업을 둘러싼 파장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