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찰에 대해 대배심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데 대한 반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자 유엔 등 국제사회가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내 고질적인 인종 갈등에 대한 비난도 쇄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퍼거슨시를 비롯한 미국 시민들에게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폭력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반 총장은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을 통해 연방 및 지역 경찰에도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시위하고 자기 의견을 전달할 권리를 보호해달라”고 촉구했다.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미국에서 경찰에 사살된 사람과 교도소 재소자, 사형수 가운데 흑인의 비율이 전체인구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율보다 훨씬 높은 점을 깊이 우려한다”면서 “사법체계 공정성에 깊은 불신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프랑스의 흑인 법무장관인 크리스티안 토비라는 미국 경찰이 사살한 흑인 청년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마이클 브라운은 18살이었다. 트레이번 마틴은 17살이었다. 그 다음은 몇 살일까? 12개월?”이라고 비꼬았다. 러시아 외무부 콘스탄틴 돌고프 인권특사는 러시아 관영 TV에 출연해 “인종차별 문제와 이로 인한 긴장 상황은 미국 민주주의와 안정성에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유명 연예인들도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CBS 방송의 인기 시트콤 ‘두 남자와 2분의 1’의 주연을 맡았던 배우 찰리 쉰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윌슨 경관, 당신은 살인자다. 창피할 줄 알아라”라고 비난했다. 가수 머라이어 캐리의 남편인 흑인 영화배우 닉 캐논은 퍼거슨 경찰의 시위대 강경 진압을 겨냥해 “더 이상 최루 가스는 필요 없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미 프로농구(NBA)의 전설 매직 존슨은 “흑인 젊은이들이 불필요하게 목숨을 잃는 것을 막으려면 우리가 협력해야 한다. 퍼거슨에는 정의가 없다”고 분노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퍼거슨 폭동] 국제사회 미국내 고질적 인종갈등에 눈총
입력 2014-11-26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