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벌, 상납용으로 미국 명문대에 기부

입력 2014-11-24 21:06
중국의 부동산재벌인 판스이(潘石屹·51) 소호차이나 회장이 올해 들어 미국 명문대학들에 잇따라 거액을 기부한 것을 두고 정경유착을 노린 행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23일 중국 매체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를 인용해 판스이 회장이 지난 7월 하버드대학에 1500만 달러(166억원)를 기부한 데 이어 3개월 만인 10월 예일대학에 1000만 달러(111억원)의 장학금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판스이 회장이 하버드대에 기부한 것은 아들의 입학을 위해서지만, 예일대에 장학금을 낸 이유는 중국 고위관료 자녀의 입학 추천권을 확보해 이들과 정경유착을 맺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사업가가 미국 명문대에 거액을 기부한 사례가 판스이 회장이 처음은 아니다. 보쉰은 “하버드대와 예일대는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이 명문대들은 거액의 기부자들을 중시하면서 이들에게 수 명에 대한 입학 추천권을 주는 것이 관례가 됐다”고 설명했다.

고위 관료의 자녀 한 명만 미국 명문대에 입학시키면 장학금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단번에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고 보쉰은 풀이했다. 이런 식으로 미국 명문대에 유학하는 중국 고위 관료 자제는 대부분이 성적이 딸려 학부에선 수업을 따라가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 입학 자격이 안될 경우 대학원 과정에 바로 등록하기도 한다. 부패 혐의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 아들 보과과(博瓜瓜)는 대학원 과정인 하버드대 공공정책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