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흑백 갈등… 뉴욕서도 경찰 총격으로 흑인 사망 ‘제2의 퍼거슨 사태’ 우려

입력 2014-11-24 17:32
사진은 오클라호마시티 백인 경찰이 흑인 용의자를 방망이로 무차별 구타하는 장면으로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방송 캡처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이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사건에 대한 기소여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뉴욕에서도 흑인이 경관의 총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의 저소득층 주택단지 내부를 순찰하던 신입 경찰 피터 량(27)이 어두컴컴한 계단에서 권총을 발사해 흑인 아케이 걸리(28)가 숨진 일이 발생했다고 23일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경험이 부족한 신입 경찰이 실수로 방아쇠를 당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22일 밤 200명의 시위대가 걸리가 살던 주택단지에서부터 피터 량이 일하는 경찰서 앞까지 평화행진을 벌이는 등 흑인사회는 또 다시 동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초 이달 중순 내려질 예정이었던 퍼거슨 대배심의 기소여부 결정이 계속 지연되면서 24일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폭스뉴스는 대배심이 24일 소집될 것이라고 전했으며 AP통신은 퍼거슨의 한 기업에서 직원들에게 ‘대배심이 24일 다시 소집될 것’이라는 내용의 내부 통지문을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대배심은 여전히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자료를 수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인 마이클 브라운(18)의 가족과 변호인들은 사건 당시 브라운이 경관 대런 윌슨(28)의 지시에 따르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윌슨 경관 측은 브라운이 윌슨을 물리적으로 위협하려 했다고 반박해왔다. 현재까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당시 정황들 역시 브라운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거나 혹은 윌슨 경관 측의 주장을 입증하는 것들로 엇갈리고 있어 대배심의 결정이 이뤄지더라도 이번 사건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