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가 24일 혁신안에 반대했던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소통간담회를 개최했다가 호된 질타만 받고 끝났다. 참석률도 저조해 1차 혁신안 추인 실패 이후 맥을 못 추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혁신위는 지난 17일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총 때 반대했던 의원 15명 가량을 불러 혁신안에 대한 추가 설득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간담회에는 박명재 김세연 김태흠 박민식 의원 등 4명만 참석했다.
간담회는 의원들의 질타로 시작됐다. 김태흠 의원은 “혁신위가 소통을 보완하자고 하면서 반대 목소리를 냈던 의원들을 설득하는 자리를 일방적으로 만들었다”며 “인민재판도 아니고 반대자는 반개혁적인 인물로 몰아가는 분위기에 누가 올 수 있겠느냐”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혁신위 안 중에서 위헌 요소가 있는 부분을 지적했는데 혁신위가 무조건 밀어붙이고 (의원들을) 반개혁적 사람들로 몰아가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 의원은 “잠재적으로 대권후보에 나온다는 분이 혁신위원장으로 있다보니 (혁신위 활동이) 위원장과 당 대표 간 파워게임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박민식 의원도 “혁신위는 혁신을 지향하는 사람들로, 대부분의 새누리 의원들은 반혁신파나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사람들로 양분돼 보도되고 있다”며 “어떤 근거로 한 쪽은 지사처럼 박수 받고 한 쪽은 구악처럼 손가락질 받아야 하는지 정말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박 의원은 혁신위가 1차 혁신안에 대한 ‘원안 고수’ 방침을 정한 것에 대해서도 “헌법도 바꾸자는 판인데 혁신위에서 정하면 수정이 안 되느냐”며 “이런 절차와 과정의 문제가 서운하다”고 했다. 혁신위가 김무성·김문수 특정인의 대권 행보를 위한 ‘실적 쌓기용’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는 비판도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 반발에 대해 “우리(혁신위)가 의원들의 말씀을 안 듣고자 하는 게 아니다”면서도 “의원 말씀과 국민 생각이 다를 때는 민심이 당심을 우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 운영을 사실 국회의원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앞으로는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혁신위의 한 위원은 “의원들이 의총에서 강경하게 반대했으면 이 자리에 와서도 당당히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 아쉬움이 있다”고 꼬집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여의나루] 소통 간담회서도 질타만… 김 빠진 새누리당 혁신위
입력 2014-11-24 16:43 수정 2014-11-24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