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아보다트’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에 도전장… 지각변동 어려울 듯

입력 2014-11-24 13:35
잠잠했던 국내 경구용 남성형 탈모 치료제 시장이 다시금 치열한 경쟁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후발주자인 GSK 아보다트가 적응증 대상의 연령을 확대하며, 국내 경구용 남성형 탈모 치료제 시장의 터줏대감인 프로페시아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한국 MSD 프로페시아는 지난 2000년 국내에 출시된 이후, 지난 13년 간 1위 치료제로 굳건히 자리하며 의학적 탈모 시장의 지평을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2008년 특허가 만료되어 30여 종의 복제약 출시에도 불구하고 약 7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통 강호다운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GSK는 18세~41세까지였던 적응증 연령을 50세까지 확대하며 시장 흐름의 변화를 꾀하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1위 타이틀을 거머쥔 프로페시아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일 듯하다. 사실 의료 현장에서는 41세 이상의 탈모 환자라도 오프라벨(Off-label) 처방을 통해 프로페시아 복용이 가능하다. 때문에 연령 확대가 처방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만큼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환자가 하나의 약제를 처방 받아 복용하는 경우 약물에 대한 큰 부작용을 겪었다는 등의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복용하던 약물을 다른 치료제로 변경하는 일은 드물다. 특히나 생사를 좌지우지 하는 중증 질환이 아닌 탈모의 경우에는 더욱이나 어려울 것이다.

GSK는 적응증 연령 확대와 함께 츠보이 료지 도쿄의대 피부과 교수가 발표한, 피나스테리드와의 1:1 비교 임상으로 강력한 효능을 강조하며 한 번 더 반격에 나서고 있다. GSK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보다트는 앞머리, 정수리 모두 전문가 육안 사진평가에서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좋은 효과를 보였으며 모발 개수 및 모발의 굵기 증가 효과는 아보다트 0.5mg, 피나스테리드 1mg, 위약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GSK가 제시한 임상 또한 몇 가지 한계점들이 존재한다. 아보다트의 발모효과가 좋았던 부분은 솜털(연모) 면에서 차이였고, 육안으로 보이는 머리카락인 성모(종모) 수의 차이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연구자 평가와 글로벌 사진 평가에서도 두 제품간의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6개월이라는 짧은 연구 기간도 부족한 감이 있다. 주요 남성형 탈모 가이드라인에서도 탈모 치료제의 치료 효능을 평가할 때 최소 1년 이상의 기간을 관찰을 권고하고 있으나, 이번 연구의 임상기간은 24주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GSK의 맹추격에도 보다 강력한 무기가 없는 한, 의료 현장과 국내 경구용 탈모 치료제 시장에 지각변동이 있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된다.

이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