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가구가 가계부채의 67%를 보유하고 있어 이들이 은퇴하는 10∼20년 후에 가계부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지섭 연구위원의 ‘가계부채의 연령별 구성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가구주 연령이 50대인 가구는 전체 부채의 35%, 40대인 가구는 32%를 보유 중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가계 부채의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소득 및 자산이 많은 중장년층 가구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상환 능력이 비교적 양호함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은퇴하는 시점에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즉 40~50대에서 부채를 줄이지 못하고 은퇴하면 소득이 급감하면서 부채 상환 능력 급속히 약화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고령층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보다 보유자산 비율이 낮고 소득도 빠르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한국의 가계대출은 단기·일시상환 방식 비중이 높아 은퇴연령이 가까워지면서 상대적으로 큰 충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주택담보대출 중 계약기간이 3년 이하인 비율은 18%, 만기 일시상환 계약방식은 30% 비중이다. 미국은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계약기간 30년 이상 비율이 64%에 이르고 일시상환 계약방식은 0.08%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이런 측면에서 단기·일시상환 방식의 대출구조를 장기·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하고 차주의 현재 소득뿐 아니라 미래 소득 흐름도 감안하는 방향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산 가격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예방하면서 자산 유동화 시장을 활성화해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 악화될 가능성을 줄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임금피크제 등을 통해 고령층의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재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자산 디플레이션을 막고자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고 주택 건설 관련 규제를 합리화하는 방안도 함께 내놨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KDI “가계부채 40~50대에 67% 집중…10~20년뒤 심각”
입력 2014-11-20 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