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地서 딸 구출한 ‘위대한 모정’… 혈혈단신 IS 본거지 잠입까지

입력 2014-11-20 10:38
사진=ⓒAFPBBNews=News1

미국에는 4살짜리 아들의 죽음을 방관한 ‘비정한 모정’이 있다면 네덜란드에는 철없는 10대 딸을 구하기 위해 혈혈단신 사지(死地)로 들어간 ‘위대한 모정’이 있었다.

이 엄마는 인질을 연쇄참수하는 잔인한 ‘IS(이슬람국가)’의 본거지로 들어가 끝내 딸을 구해내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한국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동남부 마스트리흐트에 사는 모니크라는 여인이 시리아에서 딸 아이차를 데리고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이 전한 ‘딸 구하기’ 스토리는 이렇다.

올해 19세인 모니크의 딸 아이차는 지난해 무슬림으로 개종한 뒤 SNS를 통해 만난 네덜란드와 터키계 혼혈 IS 대원과 결혼하겠다며 지난 2월 시리아로 향했다.

그러나 참옥한 현실을 목도한 아이차는 지난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엄마에게 도움을 호소했고 이에 모니크는 “위험하다”는 경찰의 만류에도 직접 시리아로 가 딸을 구해오기로 결심했다.

모니크는 부르카(이슬람 여성이 주로 입는 전신을 가리는 옷)로 변장하고 터키 국경을 거쳐 IS가 수도로 선포한 시리아 락까로 들어갔다.

그리고 페이스북으로 약속한 장소에서 모녀는 결국 재회했다.

돌아오는 길도 순탄치는 않았다.

모녀는 터키 국경까지 도착했으나 여권이 없는 아이차는 그곳에서 체포됐다. 그러나 네덜란드 외무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살아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딸을 구출한 모니크는 “딸이 집에 오고 싶어했지만 도움 없이는 락까를 떠날 수가 없었다”며 “(위험했지만) 가끔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옳은 것”이라며 겸손한 무용담을 털어놓았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