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투표 관리 부실 책임… 루마니아 외무장관 사임

입력 2014-11-18 23:10
루마니아에서 16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이후 투표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이유로 외무장관들이 며칠새 줄이어 사임하는 등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테오도르 멜레스카누 루마니아 외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열린 각료 회의에서 사임의사를 표명했다. 멜레스카누 장관은 티투스 코르라테안 전 외무장관이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때 불거진 재외국민투표 문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지난 10일 임명됐다. 폰타 총리는 사의를 즉각 수락하고 미흐네아 모토치 유럽연합(EU) 대사를 후임에 임명했다.

지난 2일 각국에서 이뤄진 재외국민 투표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10시간 가까이 줄을 서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비난은 쏟아졌다. 런던 주재 루마니아 대사는 루마니아 AGER 통신에 “런던에 설치된 투표소가 한 곳뿐이며 담당 직원도 1명만 배치돼 2만4000명의 투표를 혼자 관리했다”면서 “시간적, 물리적인 한계 탓에 투표를 못 한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규정상 투표 마감시간 연장은 당일 오후 9시까지 투표소 내에 도착한 이들에게만 적용하도록 돼있어 대사관 밖에서 기다리는 이들은 투표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고도 항변했다. 이탈리아 주재 루마니아 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탈리아 전체에 모두 66개 투표소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글을 올렸다. 루마니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투표소 앞에 재외국민들이 장사진을 친 장면을 찍은 사진들이 올라와있다.

루마니아에서는 전체 인구의 20% 가량인 300만∼400만명이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 나가 일하면서 본국에 돈을 부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 대한 비자 할당제를 폐지하면서 외국에서 일하는 루마니아인들이 급증한 상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