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은 제14회 홍콩경매를 11월 24일 오후 5시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연다. 홍콩 프리뷰는 11월 23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경매에는 130억원 규모의 80여점이 나온다.
국내 작가로는 김환기와 김창열의 시대별 작품, 이우환의 시리즈별 작품,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 해외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정상화와 하종현의 단색화, 박수근 그림 등이 출품된다. 전광영 강형구 오치균 최우람 등 한국 현대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한다.
외국 작가는 존 챔벌린, 제프 쿤스, 앤디 워홀 등 서구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과 중국의 정판즈, 일본의 야요이 쿠사마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서울옥션 이학준 대표이사는 “그동안 중국 작가들의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아시아 미술시장을 중심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재조명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에 맞춰 출품작을 엄선해 전 세계 미술계와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 추상미술 1세대 김환기의 출품작들은 1960년대 초반 구상에서 추상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모습과 1970년대의 본격적인 추상작업이 나온다. 푸른색 점화 ‘무제 25-V-70#173’은 추정가 9억원이다. 뉴욕시대 추상화의 대표작 중 하나로 작가가 추구했던 예술세계의 정점에 도달한 작품이다.
이우환의 선, 점, 바람, 조응 등 시리즈별 작품도 출품된다. ‘바람과 함께’는 바람 시리즈에서 조응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작가의 고뇌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초기의 바람 시리즈와는 달리 넓은 여백과 대담해진 붓 터치, 다양한 필치가 화면에 조화를 이루며 강렬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150호 크기의 대작이다. 추정가는 3억7000만원이다.
국민화가 박수근의 1960년대 작품 ‘고목과 여인’은 추정가 6억원에 출품된다. 큰 고목나무 아래로 머리에 빈 함지를 인 여인과 아이가 귀가하는 모습을 담은 정경으로 박수근 회화성의 진가를 보여주는 수작이다. 가로 21.7㎝, 세로 30㎝이다.
김창열의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별 작품도 출품된다. 화면 전체를 가득 채운 영롱한 물방울이 시선을 압도하는 1977년 작 ‘물방울’은 추정가 4억5000만원이다. 최근 국내뿐 아니라 해외 컬렉터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정상화 하종현 박서보 등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도 선보인다. 정상화의 작품은 지난 10월 6일 소더비 홍콩에서 개최한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에 출품돼 추정가의 4배 이상인 2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 작품 ‘보이스 복스’와 ‘세기말 인간’, 남관의 1981년 작 ‘추상’, 오치균의 ‘감’, 김흥수의 ‘구성’ 등 작가들의 작품도 출품된다.
해외 작가 중 존 챔벌린의 ‘하이드로젠 주크박스’가 눈길을 끈다. 추정가 10억~15억원으로 산업 폐기물이나 공업 제품의 폐품을 이용해 조형세계를 구축하는 현대미술가 존 챔벌린의 작품이 아시아 경매회사로는 처음으로 서울옥션을 통해 출품된다. 세로 150㎝ 가로 73㎝ 높이 24㎝의 1988년 작으로 빨간색과 노란색, 파란색 등 다양한 색채와 역동적인 형태, 뒤엉키고 구겨진 모서리에서 뿜어지는 에너지를 통해 사회와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다.
세계 미술시장의 스타 작가 제프 쿤스의 1991년 작 ‘꽃의 언덕’은 추정가 22억원에 출품된다. 앤디 워홀의 1978년 작 ‘플라워’는 16억원에, 중국 현대미술을 이끌고 있는 정판즈의 2007년 작 ‘초상’ 2점은 13억~15억원에 출품된다.
이번 홍콩 경매의 포인트는 한국 단색화를 기점으로 되살아난 미술 경기가 해외에서도 얼마나 강하게 이어질 것인가이다. 서구 미술계가 이우환을 필두로 한국 미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박수근 작품도 홍콩 경매에서 처음으로 낙찰될지 관심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서울옥션 홍콩경매 11월 24일 130억원 규모 80여점 출품 이우환 열기와 박수근 첫 낙찰 관심
입력 2014-11-16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