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패스트푸드 업체들, 흑인·어린이 상대 과도한 마케팅

입력 2014-11-16 11:48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국민일보DB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들이 흑인 어린이와 중간소득층 및 농촌 어린이를 상대로 과다한 마케팅 활동을 벌여 성인 비만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애리조나 주립대학과 일리노이 대학 연구진은 14일(현지시간) 전국 6716개 패스트푸드 식당들이 어린이들을 상대로 벌이는 각종 실내외 마케팅 활동실태를 조사해 이같이 밝혔다. 패스트푸드 체인들의 어린이 겨냥 마케팅은 무료 장난감을 제공하거나 스포츠 스타와 유명 만화 캐릭터를 내세운 광고를 내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놀이공간을 제공하거나 어린이 생일 파티장 판촉에 나서기도 했다.

연구진은 “과반수의 흑인과 농촌, 중간소득층 거주지역들이 (어린이 상대 마케팅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돼 있으며 특히 키즈밀(어린이 메뉴) 장난감의 실내 비치는 체인점들이 선호하는 전략이 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 소비를 부추기는 마케팅에 어린이들이 노출되는 것을 제한해줄 것을 패스트푸트 업계에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성인 3명당 1명이 과체중으로 간주될 만큼 심각한 비만 위기를 겪고 있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패스트푸드의 범람이다.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 비만율은 약 35%이며 이로 인한 의료비에 연간 1470억 달러(161조원)가 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같은날 공개한 별도 연구결과에서 미국 직장인의 비만은 연간 86억5000만 달러(약 9조5000억원)의 생산성 손실을 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과체중 직장인들은 건강상 이유로 결근하는 경우가 잦다면서 미국 직장인의 결근이유 가운데 비만이 9.3%의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의료비뿐만 아니라 생산성 손실을 포함해 비만의 제반 경제적 비용을 이해하는 게 현명한 정책결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