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하나 되어 겨레의 소원인 통일을 꼭 이루자!”
한동대(총장 장순흥) 학생들이 14일 포항 중앙아트홀에서 ‘하나될 그날에’라는 주제로 남북청년합창단 콘서트를 열어 통일을 향한 시민들의 열망을 불러 일으켰다.(사진)
한동대 동아리 ‘너나들이 하모니’와 ‘하향’, ‘챔버’는 이날 오후 8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300여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향의 봄, 자유, 하나될 그날에, 북한 민요 메들리, 나를 통하여, 희망가, 철망 앞에서, 그날이 오면, 아리랑, 함께가요 이 길을,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의 합창과 무용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공연이 끝날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 장내를 후끈 달궜다.
콘서트는 김사라(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4년), 정주연(기계제어공학부 2년)씨의 사회로 너나들이 하모니의 ‘고향의 봄’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27명의 학생들은 고향의 봄을 통해 경쾌한 템포와 변화를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이어 하향이 ‘자유’곡에 맞춰 부채춤을 선보였다.
자유는 포로된 백성을 하나님의 마음을 나타낸 곡으로 “포로된 형제들을 놓아라”, “해방을 선포하라”는 기사처럼 북한에 자유가 선포되고 회복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았다.
너나들이 하모니는 ‘하나될 그날에’를 합창했다. 콘서트의 주제이기도 한 ‘하나될 그날에’라는 곡은 1기 단원인 장명성 학생이 작곡하고 2기 단원들이 작사했다.
27명의 학생들은 그리움을 뒤로하고 멀어져야 했던 우리지만 꼭 그날에 다시 만나 하나를 이루자는 고백을 노래로 담아냈다.
‘하나될 그날에 두 손 붙잡고 다시 놓지 말자’는 소절은 관중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북한 민요 메들리는 파란색과 빨간색 스카프를 맨 학생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북한 민요들을 엮어 선보였다.
장내는 ‘깍둑깍둑’ 소리와 휘파람 소리에 매료되어 몸을 들썩이기도 했고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하향의 ‘나를 통하여’는 북한 땅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국무용으로 표현해냈고, ‘희망가’는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것과 온전히 우리를 하나 되게 하는 사랑, 통일 역시 사랑을 통해 이룰 수 있다는 뜻을 단아한 몸짓으로 풀어냈다.
챔버의 ‘철망 옆에서’는 분단의 비극을 강한 통일의 의지로 승화시켰다.
32명의 학생들은 합창을 통해 가까이에 있지만 나뉘어져 있는 현 상황을 녹슨 철조망을 바라만 보는 현실을 더 가슴 아프게 묘사했다.
관객들은 ‘총을 내려놓고 두 손 마주잡고 철조망을 걷자, 자유롭게 오가는 새와 풀벌레...’의 소절에서 다시 한 번 짠한 마음을 느꼈다.
이어 ‘그날이 오면’은 평화로운 통일의 그날을 염원하는 마음을 차분하지만 뚜렷한 멜로디와 애절한 목소리로 표현해 냈다. 그 날에는 남북의 모두가 뜨거운 포옹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했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서를 담은 ‘아리랑’은 관객과 하나 되어 불렀다.
출연자들이 맨 스카프는 어느새 빨간색과 파란색에서 보라색으로 바뀌었다.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이면 보라색이 되는 것처럼, 이들은 하모니를 통해 남과 북이 하나 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듯했다.
‘나는 통일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통일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란 즉석 인터뷰도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관객들은 “휴전선을 넘어 금강산에 가보고 싶다”, “북한 친지, 친구들과 마음껏 예배를 드리고 싶다”, “북한 아이들을 가르치겠다”, “기도하겠다”, “인터넷을 통해 통일 분위기를 더 확산시켜 나가겠다” 등 다양한 답변을 쏟아냈다.
마지막으로 모든 출연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촛불을 손에 들고 ‘함께 가요 이 길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함께가요 이 길을’은 너나들이 1기 장명성 학생이 작사하고 1기 학생들이 작곡한 곡으로 서툴고 어렵더라도 서로 의지해가며 통일을 기대하고 노래하자는 고백을 아름다운 선율로 표현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를 때는 관객들도 따라 불러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한동대 김화목 학생은 “남북 학생들이 공연을 통해 하나되는 모습을 보며 통일에 대한 작은 기대와 소망을 가진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김혜은 학생은 “분명히 다가올 통일의 시대에 대한 귀한 씨앗이 마음속에 심겨진 시간이었고, 언젠가 다시 밟게 될 그 날을 소망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참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관객들은 “국내외적으로 거대하게 흐르는 통일의 물줄기는 누가 막는다고 막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민족의 염원인 통일이 하루속히 올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기도로 힘을 모으자”고 입을 모았다.
관객들은 ‘통일은 대박’, ‘통일은 선교대박’ 등을 적은 노란 쪽지를 로비에 세워 둔 통일 나무에 걸고 “우리 모두 하나 되어 꼭 우리 겨레의 소원인 통일을 이룰 것”을 다짐했다.
공연 기획을 맡은 너나들이 하모니 이성일 팀장은 “오늘 너나들이, 하향, 챔버가 남한과 북한을 나뉘지 않고 하나되어 한 하모니로 우리 안에서의 작은 통일을 이뤄낸 것처럼, 관객들도 각자의 삶의 현장에 돌아갔을 때, 어떠한 방법으로 작은 통일을 이루어낼 수 있는지를 생각해본 후 삶으로 행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공연팀은 이날 수익금 모두 포항 새터민 청소년의 학업증진을 위해 사용키로 했다.
동아리 ‘너나들이 하모니’는 한동대 내 새터민 학생들과 통일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는 남한 학생들이 서로 너, 나하고 부르며 허물없는 친구로 지내다 만든 합창단이고, 동아리 ‘하향’은 하늘을 향한 춤의 약자로, 한국무용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무용단이다. 동아리 ‘챔버’는 한동대 예배를 담당하는 오케스트라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한동대 학생들, 남북청년합창단 콘서트 열었다
입력 2014-11-16 1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