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뼈 나이에 맞는 보양식으로 예방한다

입력 2014-11-13 14:29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어린이와 수험생을 둔 부모들이 자녀 보양식 챙기기에 바빠졌다.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모두 유익한 것은 아니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는 뼈 나이와 체질에 맞는 음식을 섭취 해야 성장에 도움이 된다.

자녀의 건강과 성장에 관심이 있는 부모라면 성장 정밀검사를 통해 뼈 나이를 확인하고 보양식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잘못된 식습관으로 성조숙증 증세가 나타나는 성장기 학생이라면 서정한의원 성장클릭닉의 박기원(사진) 원장이 조언하는 체질별 보양식을 참고 해 보자.

◇뼈 나이가 적고 열이 많은 아이, ‘전복죽’=몸에 열이 많은 체질은 성질이 시원하고 담백한 음식이 몸에 좋다. 몸에 열이 많은데 키가 작은편이라면 비위(脾胃)가 좋은 반면 신장과 방광이 약한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 키 성장을 주관하는 기관 중 으뜸은 신장을 꼽는다. 이에 선천적으로 열이 많으며 키가 작은 아이들은 신장 건강을 보할 수 있는 음식을 찾아 주는 것이 좋다. 따라서 열이 많은 체질인 아이들의 보양 음식으로는 전복죽을 선택해 보자. 전복의 찬 성질이 몸 속의 과도한 열을 식혀주기 때문이다. 또한 전복은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비타민과 칼슘, 인 등의 미네랄 또한 풍부해 영양학적으로도 성장기 아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뼈 나이가 적으면서 먹기만 하면 체하는 아이, ‘삼계탕’=신대(腎大) 비소(脾小)하여 소화기관이 약한 아이는 위와는 반대로 열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따뜻한 음식을 통해 보양을 하는 것이 좋다. 닭고기는 근육섬유가 가늘고 연하며 지방이 근육조직에 적절히 섞여 골고루 발달해 있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소화흡수도 잘 된다. 영양학적으로 닭고기는 필수 아미노산이 많은 완전 단백 식품이라 아이들의 성장 발육에 매우 좋은데 특히 닭의 날개 부위에 많은 뮤신이라는 끈적끈적한 성분은 성장을 촉진하고 운동기능을 증진시키고 살코기 부위에 많은 단백질의 흡수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삼계탕에 닭과 함께 들어가게 되는 부재료인 인삼, 황기, 대추, 찹쌀 등의 약재는 모두 소화기관을 보할 수 있는 약재로 부족한 기운을 보충해 주는데 월등한 약효가 있다.

◇뼈 나이가 많으면서 뚱뚱한 아이, ‘버섯전골’=아무 음식이나 복스럽게 잘 먹으면서 활동적인 아이들은 키도 잘 큰다. 하지만 음식 먹는 것을 즐기면서도 움직이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살이 찔 수밖에 없다. 몸에 체지방이 과다하게 쌓이면 성장호르몬 내성이 증가 할 뿐 아니라 성호르몬 분비 시기도 앞당겨지기 때문에 뼈 나이가 많아지며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도 빨라져 키가 안 큰다. 동의보감에도 비대한 사람은 마른 사람보다 튼튼하지 못하다는 경고가 있다. 이런 아이들은 육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기운의 순환이 느려지고 성인병이 많이 발생할 뿐 아니라 성조숙증까지 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아이들은 버섯전골 권장한다. 버섯은 칼로리가 매우 적으면서도 대부분의 비타민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고 철분과 비타민B₂의 작용으로 조혈작용(혈액을 만드는 작용)을 촉진하고 혈액의 흐름을 도와준다. 또 비타민D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뼈를 튼튼하게 해 준다. 아울러 버섯 특유의 감칠맛을 주는 구아닐산이라는 성분은 혈액의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 작용을 해 성호르몬이 이른 시기에 잘못 만들어 지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뼈 나이가 많은 남학생, ‘두부전골’=두부 100g에 들어 있는 열량은 79kcal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두부는 콩단백질인 글리시닌, 알부민을 응고시켜 만든 것으로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섬유소는 낮아 영양가 있게 두부를 섭취하려면 비타민과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 및 과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두부의 지방 함유량은 18%정도인데 대부분 불포화 지방산으로 절반 이상이 최상급의 리놀레산이다. 게다가 두부에는 리놀레산이 안정적으로 작용하는데 필요한 비타민E도 충분히 들어있어 동물성 지방의 과잉섭취로 인한 콜레스테롤을 깨끗이 씻어 내는 역할을 한다. 그 외에 비타민B가 풍부하여 피로회복을 도우며, 칼슘이 뼈를 튼튼히 하게 해주기 때문에 남자 아이들이 보양식으로 좋다.

◇뼈 나이가 많고 스트레스가 많은 여학생, ‘토란탕’=한약재로는 ‘우’, ‘토지’라 불리는 토란은 몸의 열을 내리고 위와 장을 보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예로부터 토란은 잠을 잘 못 자거나 꿈을 많이 꾸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마음이 허하면 근심하거나 놀라거나 괴상한 꿈을 많이 꾸고, 심장이 허하면 혼백이 들떠 복잡한 꿈을 꾸게 되는데 꿈을 많이 꾼다는 것은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므로 마음의 기운이 허하면 불면이 나타날 수 있다.

토란이 식품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특이한 천연물 성분으로 멜라토닌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멜라토닌의 분비가 적어지게 되면 피로와 온갖 스트레스로 불면증이 생기게 되며 수면 부족으로 낮 시간까지 피로를 느껴 건전한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갱년기 여성이나 노인들이 잠이 없는 것도 멜라토닌 분비가 점차 줄어들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결혼해서 출가외인이 된 여인들에게 일 년에 한 번 추석 명절에 친정 나들이가 허용되었다. 이 때 친정어머니는 방문한 딸과 사위를 위해 토란탕을 준비하는 것이 전통이었는데 이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어머니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토란은 무병장수의 대표적인 식품으로 꼽히며 백년손님인 사위를 대접하는 요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일종인 멜라토닌이 풍부해 숙면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각종 스트레스로 깊은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많은데 토란을 이용한 죽이 숙면에 도움을 주고 TV시청과 장시간 컴퓨터 활용으로 멜라토닌 분비가 많은 학생들에게 더없이 좋은 보양식이다.

이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