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살을 넘긴 노인들 사이에 유전적 공통점이 전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수(長壽) 유전자’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110살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장수와 연관성이 있는 유전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10여명의 초장수 노인에게서 긴 수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전자 통제 단백질을 찾아낼 수 없었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에 참여한 스탠퍼드대 발달생물학 및 유전학 전공 스튜어트 킴 교수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장수 유전자를 찾아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망스럽게도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미국에 거주하던 110세에서 116세 노인 17명이었고 그 중 16명은 여성이었다. 14명은 백인, 1명은 흑인, 2명은 히스패닉이었다. 킴 교수에 따르면 이들은 식습관이나 운동 등 이렇다 할 장수 비결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이들 중 절반은 심지어 흡연자였다. 연구 대상자 전원은 연구가 시작된 이후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연구진은 장수 유전자의 존재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3건의 선행 연구에서 1~2명의 초장수 노인에게서 유전적 공통점을 찾아낸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킴 교수는 “110세 이상 노인들은 신체가 장기간 기능하도록 해주는 저마다 각각 다른 생체 시계를 지녔는데 우리는 그게 뭔지 알아내려 한다”면서 “유전적 요인이 워낙 복잡해 이번 연구에서는 많은 유전자가 작용했거나 아니면 노인마다 서로 다른 유전자가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110세가 넘은 초장수 노인은 전 세계에서 74명으로, 이 가운데 22명은 미국에 거주한다고 AFP는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장수 유전자 따로 없다”… 美 스탠퍼드대 연구 결과
입력 2014-11-13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