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첩보영화, 실제는? CIA가 밝힌 주미 이란 대사관 점거 영화 '아르고'의 '불편한 진실'

입력 2014-11-08 18:32

주이란 미국 대사관 점거를 소재로 한 영화 ‘아르고’에 대해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사실과 다른 점들을 일일이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CIA는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이 영화 관련 ‘영화(reel)와 사실(real)’ 이라는 글을 올렸다. 대부분 긴박했던 영화속 상황이 알고 보면 ‘별게 아니었다’는 불편한 진실이었다.

영화 ‘아르고’는 이란의 이슬람 혁명 직후인 1979년 11월 4일 이란 대학생들이 이란에 있는 미 대사관을 점거, 미국인 52명이 444일간 인질로 잡혔다 풀렸던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당시 점거를 피해 캐나다 대사관저로 피했던 미국 외교관 6명을 CIA 요원이 구출하는 긴박한 과정을 그렸고, 이 영화는 지난해 2월 아카데미 작품상 등 3관왕 수상작이 되며 주목 받았다.

다음은 CIA가 트위터에 올린 ‘영화(reel)와 사실(real)’.

#1. 영화=미 대사관이 점거되자 외교관 6명이 캐나다 대사관저로 피해 석 달간 함께 지낸다.

사실=5명은 다른 곳에 흩어졌다가 나중에 캐나다 대사관저에 모인다.

#2. 영화=이들 6명과 CIA 요원은 영화 장소를 물색한다며 혁명 지지 시위대가 밀집한 테헤란 시장 한가운데를 승합차를 타고 통과한다.

사실=그런 적 없다. 이들은 79일간 숨어만 있었다.

#3. 영화=탈출의 마지막 관문인 공항의 발권계산대에서 처음 확인할 땐 비행기표가 없어 재확인하기 직전 발권 허가가 나온다.

사실=캐나다 측에서 비행기표를 이미 사놓았기 때문에 발권계산대에 가지도 않았다.

#4. 영화=미 대사관을 점거한 혁명군이 아이들에게 문서 파쇄기를 뒤져 종잇조각을 찾도록 해 이를 다시 이어 붙여 탈출한 미국 외교관 얼굴을 복원해 내고, 공항의 혁명군에게 연락해 출국금지를 시도한다.

사실=아이들이 아니라 카펫 숙련공을 시켜 파쇄된 문서를 복원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었다.

#5. 영화=공항에서 출국 전 혁명군에 잠시 잡히는 위기에 처하고, 혁명군 간부는 미국에 있다는 허구의 영화제작사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다.

사실=그런 일 없었다. 실제 비행기 편이 이른 새벽이어서 공항직원이나 혁명군은 모두 자고 있었을 것이다. 대신 기계적인 문제로 1시간 지체됐다. 고장만 안 났으면 탈출은 더 쉬웠을 것이다.

#6. 영화=비행기가 이란 영공을 벗어나자 미국 외교관이 서로 축하한다.

사실=이것은 사실이다. 칵테일 ‘블러디 메리’도 한 잔씩 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