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한 게 아닌데 있지도 않았던 상황이 사실인 것처럼 알려지고 4성(星)장군이 전역하는 일이 벌어졌으니 맘이 편할 수 있었겠습니까?”
지난 9월 2일 군사대비태세기간 작전지역 이탈과 음주로 인한 품위손상을 이유로 전격 전역한 전 제1군야전사령관 신현돈 대장의 음주상황을 신고했던 지방 ㅊ대학교 오모(59)교수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취지가 왜곡된 것에 대해 분노가 일었다고 토로했다.
오교수는 “그날 제가 군에 제보한 것은 군 고위지휘관으로 보이는 대장이 술에 취한 것 같다, 그 장군이 누구인지 알려달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해외순방중인데 주요 지위에 있는 군인이 술을 마시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그 장군에게 직접 잘못했다는 것을 알려주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일인 지난 6월 19일 오교수는 지방강의를 끝내고 오후 8시50분쯤 오창휴게소에 들러 용변을 보러가던 중이었다. 오 교수는 대장계급을 단 군인이 술에 취한 듯한 모습으로 걷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차에서 막 내린 듯 군화 한쪽의 지퍼가 내려가 있었다.
화장실 입구에 도착하자 그 장군은 오른쪽으로 들어갔고 부관인 듯 보이는 군인이 그 앞에 서 있다가 다른 쪽을 사용하시라는 이야기를 했다. 오 교수는 불쾌해 “일반 시민에게 이러면 안된다”고 말한 뒤 용변을 봤다. 밖으로 나오자 다른 쪽 화장실을 사용했던 장군도 나왔고 부관이 화장실 앞에 계단이 있어 넘어질 것을 우려한 듯 장군을 부축해서 모시고 갔다. 오 교수는 당시 이런 상황을 몇몇 사람들이 지켜봤다고 전했다.
오 교수는 “경찰이나 군인 등 제복입은 사람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왔고 그렇게 학생들에게 가르쳐왔다”며 “존경받아야 할 군인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것이 싫어 충고하려 알아본 것 뿐”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다음날 신현돈 전 1군 사령관이 전화해 자신이 문제의 장군이라고 밝히고 사과하자 수용했다.
그런데 두 달여 지난 뒤 갑작스레 신 사령관의 행동이 과장돼 보도되고 신 사령관이 전격적으로 전역했다. 오 교수는 부정확한 상황을 담은 보도자료를 낸 정치인이나 이를 확인하지도 않고 보도한 언론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제보자인 나에게 전화를 걸어온 사람들은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사실을 밝혀야 했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 교수는 “신 전 사령관이 스스로 사실을 밝히지 않고 전역해 자신이 뒤늦게 사실을 밝힐 게재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오 교수는 “군인에게 명예는 소중한 것”이라며 신 전 1군사령관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들이 바로 잡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단독] “4성장군 신현돈 사령관 휴게소 추태는 왜곡” 제보자 인터뷰
입력 2014-10-30 17:09 수정 2014-10-30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