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0일(한국시간) 새벽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를 선언했다. 다만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 시장에 준비할 시간을 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다음 달부터 연준은 국채 및 모기지(주택담보부) 채권을 더는 사들이지 않기로 했다.
연준은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연준은 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여러 요인을 평가할 때 현 추세로라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끝내고서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준은 대신 “향후 각종 경제 지표에 근거해 인상 시점과 속도를 결정하겠다”며 “지표가 연준이 현재 예상하는 고용 및 인플레이션 목표에 더 빨리 접근한다면 금리 인상 또한 현행 예측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부터 다섯 차례 FOMC 회의에서 줄곧 써온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은 그대로 뒀지만, 금리 인상을 조기에 단행해야 한다는 연준 내 '매파'의 목소리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준이 '내년 중반'으로 제시해온 금리 인상 시점을 놓고 '내년 상반기'로 앞당기거나 '내년 하반기' 또는 '2016년 초'로 늦출 것이라는 공방이 각종 지표가 나올 때마다 더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아울러 이날 FOMC 회의에서 현재 월 150억 달러 남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완전히 마무리하기로 했다. 연준이 그동안 채권 매입으로 시중에 푼 돈은 모두 4조 달러가 넘는다.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의 최근 경제활동은 '완만한'(moderate)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지난번 회의 때와 똑같이 평가했다. 또 "노동시장 상황도 약간 개선됐고, 노동 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미국 양적완화 종료, 초저금리 상당기간 지속
입력 2014-10-30 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