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과 하루에 두 번 만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입력 2014-10-29 16:38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두 번 만났다. 대통령 시정연설 전에 국회의장 등 5부 요인과 함께 환담을 나눴고, 연실 직후엔 여야 지도부와 함께 회동했다. 개헌과 공무원연금 개혁 시기를 놓고 충돌했던 두 사람이 앙금을 털어냈을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다.

분위기는 좋았다. 사전 환담에서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여야 정치인들이 유머를 해가면서, 웃으면서 일 했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가 웃지를 않습니다”라고 농담을 건네자, 김 대표가 크게 웃었다고 한다. 이후 자연스럽게 유머가 대화주제로 올랐고 참석자들 사이에 덕담이 오가면서 환담은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됐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 본관을 나설 때 입구까지 직접 나가 배웅하기도 했다. 김 대표와 박 대통령은 서로 웃는 얼굴로 악수를 나눴다. 김 대표는 여야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야당에서) 강한 주장도 많이 나왔고 (대통령이) 이해하는 부분도 많았다”면서 “이야기는 아주 잘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원만하게 흘러가는 듯 했던 당청 관계는 지난 16일 김 대표의 중국 상하이발 ‘개헌 봇물’ 발언 이후 삐걱대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발언 다음날 당 회의에 참석해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지만, 청와대는 나흘 만에 극히 이례적으로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공무원연금 개혁 시기를 둘러싼 이견이 노출되면서 당청 갈등에 불이 붙었다. 이후 김 대표는 개헌 관련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해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 당 대표는 물밑에서 수시로 접촉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연말쯤 국회에 한 번 더 오면 두 분이 따로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