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먹으면 정자 수도 운동성도 좋아져… “죽은 XX도 벌떡?”

입력 2014-10-27 19:20

난임 혹은 불임 문제가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골칫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홍삼이 남성불임의 해소는 물론 당뇨로 인한 혈관 합병증과 유행성 바이러스 퇴치에도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한국인삼학회(회장 김시관·건국대 의생명학과 교수)와 한국인삼공사는 이탈리아 산타 키아라 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토마소 카이(Tommaso Cai) 교수 등이 28~29일 건국대 새천년기념관에서 열리는 제11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고려인삼과 홍삼이 각종 질병 퇴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치신 연구결과를 발표한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카이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서 클라미디어 트리코모나스 감염 후 만성화된 전립선염으로 인한 정자감소증 무기력정자증, 기형정자증 등의 정자 이상에 의한 남성불임 또는 남성난임 환자 206명을 대상으로 한 홍삼 추출물 임상시험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카이 교수팀은 2주간 퀴놀론계 항생제 600㎎을 투여한 클라미디어 트리코모나스 감염 만성 전립선염 환자 206명을 A, B 두 그룹으로 나누어 B그룹에는 인삼복합제제를 더 먹도록 한 다음 6개월 후 전신 상태를 재평가했다. 그 결과 항생제 투약과 인삼제제 복용을 병행한 B그룹의 정자수와 정자 운동성이 A그룹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퀴놀론계 항생제 투약으로 A, B그룹 모두 클라미디어 트리코모나스 균이 박멸됐지만, 그 뒤 수태 능력을 키우는 정자의 질 향상 쪽에선 인삼을 복용한 B그룹이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카이 교수는 “성기능을 회복시키고 정자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가 있는 인삼을 함께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건국대학교 의료생명대학 의생명화학과 교수이기도 한 김시관 고려인삼학회장은 홍삼이 남성의 고환기능 개선에 이바지해 정자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김 회장은 홍삼의 남성 난임 개선 효과를 규명하기 위해 고환 장애 기니피그, 흰 쥐 10마리에게 홍삼 추출물을 투약한 다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홍삼이 효소적, 비효소적 항산화 분자의 발현을 촉진함으로써, 활성산소(ROS)에 의해 유발되는 고환 세포 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성호르몬 수용체(AR, LHR, FSHR)와 정자생성에 관여하는 분자(Nectin-2, Inhibin-α, C/REB)를 자극, 정자의 수와 질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현상도 목격됐다.

미국 조지아 주립대 생명과학연구소 염증·면역 및 감염센터 강상무 교수는 세포 모델과 동물 모델을 활용한 연구를 통해 홍삼 추출물이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주로 호흡기 상피세포에 감염하여 기관지염이나 폐렴과 같은 하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병원체)에 감염된 폐 상피 세포의 생존율을 높이는 한편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강 교수팀은 RSV 감염되기 60일 전부터 홍삼 추출물을 꾸준히 먹인 쥐들이 그렇지 않은 쥐들보다 RSV바이러스 저항력이 더 세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강 교수는 “RSV는 주로 겨울철 유행하는 호흡기 감염 질환으로,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의 경우 C명적인 폐렴을 합병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평소 홍삼을 즐겨 먹으면 겨울철 호흡기질환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침례대학 생물학과 리키 웡 교수는 육류 중심의 서구형 식생활의 보편화와 함께 동양인에게도 급증하고 있는 당뇨병으로 합병하기 쉬운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홍삼 추출물이 기여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웡 교수팀은 당뇨에 걸린 쥐한테 인삼 추출물을 투약한 후 12주 후 혈관건강 상태를 그렇지 않은 쥐(일반 식이그룹)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 식이군은 지방 축적으로 인해 혈당, 내장지방, 중성지방 수치가 유의적으로 증가한 반면, 인삼 식이군은 내장지방이 줄었고, 동맥경화 정도도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웡 교수는 “인삼의 중성지방 대사 개선이 죽상동맥경화증 관련 유전자 발현을 감소시키고, 지방간 유발인자를 억제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어, 인삼 섭취가 당뇨로 인한 혈관 기능 장애를 개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죽상동맥경화증은 심근경색, 뇌졸중 등과 같은 혈관 기능 장애로 인한 중증 질환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혈관 내 콜레스테롤 축적 및 혈관 노화로 인해 현대인들에게 빈번하게 발병한다.

한편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국제인삼심포지엄은 1974년 이래 4년마다 한번씩 개최되는 세계적 학술 행사다. 올해는 미국, 이탈리아, 중국 등 약 14개국에서 1200명의 국내외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참석, 약 3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