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기습적인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의 거래은행을 상대로 여신 심사과정의 부실이 있었는지 긴급 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회계감리 파트에서는 분식회계 여부를, 은행검사 파트에서는 여신상황 점검을 동시 점검하는 셈이다.
금감원은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10개 금융회사에 검사팀을 일제 파견, 모뉴엘 여신 관련 문제점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은행권이 모뉴엘에 총 6768억원의 거액 여신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서류 검토 절차는 문제가 없었는지, 의사 결정이 졸속으로 이뤄지지는 않았는지 등이 집중 점검 대상이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이미 일부 은행의 부실여신 정황을 포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모뉴엘에 대한 은행별 여신은 기업은행이 1508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 1253억원, 수출입은행 1135억원, 외환은행 1098억원, 국민은행 760억원, 농협 753억원, 기타 261억원 등이다. 이중 담보여신은 3860억원이며 담보가 따로 없는 신용대출도 2908억원이나 된다.
은행들이 자체 점검한 결과 대출 상당액은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서(선적후신용보증)를 근거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이 무보로부터 받은 ‘모뉴엘 보험사고 관련 보고’ 자료를 보면, 무보의 모뉴엘 보험 관련 보증금액은 약 3256억원에 이른다. 금감원은 또 이번 검사에서 모뉴엘이 은행의 대출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자금흐름을 살펴보기로 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금감원, 법정관리 신청한 가전업체 ‘모뉴엘’ 거래은행 긴급 점검
입력 2014-10-26 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