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어린이 치약에 발암물질 함유, 100번 헹구면 괜찮을까요?

입력 2014-10-23 15:36 수정 2014-10-23 12:17

“어린이 치약에 발암물질이 있다니요. 그럼 100번 헹구면 유해성분이 사라집니까?”

어린이들 치약에는 분홍색, 초록색 등 알록달록 색이 입혀져 있습니다. 보통 아이들이 사용하는 치약에는 딸기맛, 초코맛 등 양치질을 좋아하게끔 유도하는 다양한 물질들도 함유돼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어린이 치약의 상당수에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유해물질로 알려져 함유를 금지하고 있는 색소들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치약 10개 중 4개가 발암물질인 타르색소를 함유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아 2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치약제품 3065개 중 타르색소인 ‘적색2호’, ‘녹색3호’ 등을 사용하는 치약 제품 수가 1253개(40.9%)에 달했다고 합니다.

가장 많이 사용된 타르색소는 ‘청색1호(21%)’로 주로 성인용 치약에 함유돼 있었다. 시각적으로 청량감 등을 가미하기 위해 포함됐습니다. 더불어 ‘황색4호(8.8%)’, ‘적색2호(4.0%)’, ‘적색40호(3.3%)’, ‘녹색3호(3.2%)’ 등의 타르색소가 포함된 치약도 다수 발견됐습니다..

특히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어린이치약 328개 중 타르색소를 사용하는 제품도 135개(41.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발암성이 강해 어린이기호식품 사용이 금지된 '적색2호' 타르색소를 사용하는 어린이치약도 43개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을까요. 미국 FDA는 적색 2호 색소를 발암 물질로 간주해 지난 1970년대부터 식품과 치약, 화장품 등에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적색2호 등의 타르색소가 함유된 물질이 아이들의 입에 들어갑니다. 일부 색소는 아이들의 건강까지 위협합니다. 천식이나 알레르기, 과잉행동장애 유발 가능성이 있는 색소들이 함유돼 있기 때문인데요.

이렇듯 대부분의 어린이치약에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엄마들은 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가를 내 준 식약처는 치약을 헹구기만 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보통 어린이 치약에는 천연 성분이 더 많이 함유돼 있어 아이 건강에 큰 위해가 없을 것이라고 안심하는 부모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면 입을 몇 번을 헹궈내야 치약 유해물질을 제거할 수 있을까요. 10번을 헹궈야 할까요. 100번을 헹궈야 할까요. 엄마들은 찝찝합니다. 관리당국인 식약처가 명확한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장윤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