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김정일 생가 주변 대형산불…주민 6만명 동원해 정일봉 지켜”

입력 2014-10-23 09:04
고구려 연구재단이 과거 공개한 백두산 정계비터 현장 표지석. 뒤로 산 허리에 "혁명의 성산 백두산"이라고 적은 김정일의 글씨가 보인다. 사진=국민일보DB

북한이 “혁명의 성산”이라고 여기는 백두산, 김정일 생가라고 주장하는 곳 일대에서 지난 12일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고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가 위성사진을 통해 23일 확인했다. 동아일보는 한발 더 나아가 “김정일 생가에서 멀지 않은 삼지연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북한 당국이 총 동원령을 내렸다”라며 “삼지연군 백암군 혜산에서 까지 주민을 실어와 불길을 막게 했다”라고 이날 치 8면 구석에서 보도했다. 동아는 숫자까지 확정해 “6만명을 총동원해 필사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도 했다.

동아는 백두산 부근 양강도의 한 소식통과 통화를 했다며 “주민들은 불길이 (김정일) 생가 쪽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정일봉 주변의 땅 수백 m를 삽으로 파헤치는 등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고”라고 썼다. 또 “인근에서 양수기 수십 대를 뜯어오기도 했다”며 “삼지연 일대 산불은 17일경 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현장을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소식통의 전언에 기상청의 위성사진이 공개된 것으로 미뤄 대형 산불이 발생한 사실 자체는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백두산 일대 양강도 삼지연군 소백수특별구에는 김정일 생가가 있는 정일봉은 물론 김일성이 활동한 항일유격대 유적이 많이 보존된 지역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