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편에 대해 당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정홍원 국무총리가 일요일인 지난 19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비공개로 만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논의한 사실에 대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1일 “당은 연말 공무원연금 처리를 원칙으로 해서 야당과 협의를 즉시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확인했다. 이 원내대표는 “연말 처리를 목표로 해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야당과 협의할 것을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많이 받는다는 공격에 시달려온 공무원연금 개편을 정권 차원의 톱 이슈로 선포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정감사 종반 대책회의에서 마이크를 잡고 “11시 우 대표와의 첫 주례회동”이라고 했다. 여기서 우 대표는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윤근 의원을 말한다. 이 원내대표는 “10월 말까지 예정한 3가지 법을 해결할 시간이 일견 부족해 보이지만,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확인하고 좀더 구체적으로 진지한 자세로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3가지 법’은 세월호 진상규명과 관련된 특별법, 해양경찰청 해체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비리 사업주 재산 환수를 염두한 일명 유병언법을 일컫는다.
공무원연금과 관련된 발언은 후반부에 나왔다. 이 원내대표는 “오늘 모 일간지에 실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라고 운을 뗐다. 지난 19일 김무성 대표, 김기춘 비서실장, 정홍원 총리의 비밀 회동에 대한 사실상의 확인이다. 그는 “연말 공무원연금 처리를 원칙으로 해서 야당과 논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연말이면 두 달 여 남았는데, 또다시 한국 사회를 갈등으로 몰아넣을 판도라의 상자를 열겠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된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책사로 활동한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받았다. 김 부대표는 회의에서 “연금 개혁은 마치 잠자는 호랑이의 입을 벌리고 생 이빨을 뽑는 것처럼 위험하고 힘든 일”이라며 “그냥 두면 호랑이가 민가를 덮친다”라고 발언했다. 공무원연금에 기대는 전국 공무원과 수혜자인 퇴직 공무원 등을 민간인을 잡아먹는 호랑이로 비유한 다소 위험한 발언이다.
김 부대표는 “연금제도가 변화된 환경에 맞게 개혁돼야 한다는 것은 모든 국민 공감”이라고 강조했다. 국민 속에 공무원도 포함돼 있는지 여부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어떤 방법으로 개혁할 것인가는 논의 중”이라며 “정부안 마련하고 개혁 의지를 충분히 보이고 있는 만큼, 당으로서는 이번 연말까지 정부안을 토대로 야당과 협상해서 국회 통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연말 처리라는 시한 설정에 방점이 찍힌 발언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김무성 김기춘 정홍원, 공무원연금개편 비밀회동 인정한 이완구 “연말까지 국회처리”
입력 2014-10-21 11:01 수정 2014-10-21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