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상보] “진행요원들이 환풍구 위험 경고했지만…”

입력 2014-10-17 20:58 수정 2014-10-17 21:04

사고는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축제’ 공연이 한창이던 17일 오후 5시53분쯤 발생했다.

이 축제는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판교테크노밸리 입주 기업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마련한 것이다. ‘판쿄테크노밸리 문화축제로 새로운 PAN을 열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축제의 축하공연에는 포미닛, 티아라, 정기고, 체리필터 등 인기 걸그룹들이 출연했다.

공연은 오후 5시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신도시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에서 막이 올랐다. 공연장에는 1000여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이 시작되고 50분이 지나 걸그룹 포미닛이 무대에 오르자 관람객들이 더 잘 보이는 곳을 찾아 앞쪽으로 이동했다. 일부 관람객들은 1m 높이의 지하주차장 환풍구 위로 올라갔다.

이 환풍구는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었고 철판이 덮여 있었다.환풍구 위에는 이미 여러 명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올라온 사람이 늘어나 20여명을 넘어서자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버렸다. 환풍구 위에 있던 관람객 20여명은 10m 아래 지하주차장으로 그대로 추락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행사 진행요원이 환풍구 위에 올라가 있는 관람객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라고 경고했지만 관람객들은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있었던 한 목격자는 “경고를 무시한 관람객들도 문제지만 현장에서 사고 가능성을 감지하고도 적극적으로 통제하지 않은 행사 주최 측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환풍구 덮개 주변에 관람객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을 설치하거나 진행요원을 배치해 관람객들이 올라서지 못하도록 제지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사고 직후 직접 현장을 찾아 사고 수습 지원 및 야간 공연에 맞춰 적절한 공연 안전 수칙이 지켜졌는지 등 상황을 점검했다.

대표단을 이끌고 독일을 방문 중인 남경필 지사도 사고 수습을 위해 급히 귀국길에 올랐다.

경기도는 남 지사가 이날 낮 12시30분(현지 시각) 라이프치히 BMW전기자동차 공장에 도착한 직후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최현덕 경제투자실장과 함께 곧바로 프랑크푸르트로 이동, 오후 7시35분 출발하는 대항항공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