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수해 운영하는 트위터 트렌드 검색 및 집계 사이트 톱시는 13일 “서태지 공연 불과 6일도 안 남았는데 좌석 남아돌아 망해가는 중…”이란 글이 890여회 리트윗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톱 100 리스트 상위에 올렸다. 글 작성자는 스스로를 ‘39세, 아저씨’라고 밝혔는데, 본명이 정현철에 올해 42세인 서태지보다 3살 어리다.
서태지는 오는 18일 오후 6시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캠백 콘서트를 연다. 콘서트 이름은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이며, 이는 소격동보다 먼저 공개된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이름이기도 하다. 서태지의 기존 신비주의 전략처럼 의미는 불분명하다.
문제는 서태지의 컴백 콘서트 무대가 커도 너무 크다는 점이다. 1998년 88올림픽 개회식 및 폐막식이 열린 잠실 주경기장은 원래 좌석이 7만석에 육박한다. 하지만 대중음악 공연을 위해선 대부분 폐쇄하고 일부만 개방한다. 서태지 콘서트도 총 1만여 석만 운용한다. 문제는 이 1만의 유료 관객도 서태지가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인으로는 비싼 티켓값이 꼽힌다. 스탠딩 R석은 14만3000원, 지정석은 12만1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에 서태지의 파격 음악을 듣고 자란 X세대가 마케팅의 핵심 대상인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한국 공연문화 현실에서 10만원이 넘는 돈을 들여 광활한 경기장에서 스머프만한 가수를 보며 웅웅거리는 음악을 즐기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이를 반영하듯 트위터엔 날카로운 멘션들이 줄을 이었다. 한 트위터리안은 “돈 떨어지면 나왔다가 돈 챙기면 잠적”이라며 “팬들이 돌아설 만 하다”라고 코멘트했다. 또 “티켓 가격이…”라며 말을 끝맺지 못하거나, “정말 비싸다”라며 “헉”이라고 반응했다.
앞서 한 종합일간지는 지난 1일 서태지 콘서트 티켓 예매 부진 사실을 전하며 최고 히트곡 ‘난 알아요’를 빗대 “난 몰라요…서태지 콘서트 예매율 53.7% 굴욕”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서태지는 이날 공연에서 왕년의 ‘서태지와 아이들’ 히트곡인 ‘교실이데아’ ‘하여가’ ‘컴백홈’ ‘너에게’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서태지가 CJ이앤엠을 통해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한 소격동 뮤직비디오 영상.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