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도 안 나오고 경유차에 밀리고… LPG 차량 급격히 감소

입력 2014-10-12 09:49
국민DB

액화석유가스(LPG)를 원료로 하는 LPG 자동차가 최근 몇년간 급격히 감소해 올해 LPG 차량의 등록 대수는 작년보다 3만대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LPG 차량이 점차 사라지는 것은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반 대거 판매됐던 차량이 잇따라 폐차 시기를 맞은 데다가 LPG 승합차가 경유 승합차에 밀려 신규 수요가 충분히 유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현재 LPG 차량의 등록 대수는 238만1084대에 그쳐 작년 241만495대보다 2만9411대 감소했다.

월평균 등록 대수 감소폭은 2011년 882대에서 2012년 979대, 2013년 1906대에 이어 올해는 3676대에 달하고 있다. 매달 3000여대의 LPG 차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감소 대수는 3만대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1∼8월 LPG 차량 판매 대수는 9만7214대로 작년 연간 판매량(17만8976대)의 54.3%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94만7377대로 2013년 판매량(138만296대)의 68.6%를 나타낸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저조한 실적이다.

비영업용 LPG 승용차는 장애인·국가 유공자 등 사회적 약자만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받아 수요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기 어려운 형편이다. 또 일반인의 경우 제약 없이 LPG 승합차를 구입할 수 있으나, LPG 승합차는 최근 경유 승합차와의 경쟁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는 추세다.

자동차업계도 LPG 신차 모델을 선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1∼7월 한국GM의 다마스·라보 판매마저 중단돼 월평균 LPG 차 판매량 감소폭을 키웠다.

LPG 택시는 현재 ℓ당 221.36원의 유가보조금을 받지만 2015년 9월부터 경유 택시에 대해 화물차·버스 수준인 ℓ당 345.54원의 유가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안이 시행되면 주력인 택시 시장에서도 LPG 차랑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에 LPG 업계는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고, 렌터카 시장에서 수요를 발굴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LPG협회는 르노삼성자동차와 함께 부피를 덜 차지하는 도넛형 LPG 탱크를 개발하고, 이를 탑재한 SM5 LPLi 도넛을 선보였다. 신차는 트렁크 공간이 약 40% 커져 기존 모델에 실을 수 없던 휠체어나 레저용품 등도 수납 가능하다. 또 2016년 상용화를 목표로 현대자동차와 함께 개발 중인 차세대 LPDi(LPG 직분사) 엔진은 연비 10% 개선, 이산화탄소 배출량 10%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렌터카 시장도 LPG 차량의 새로운 텃밭으로 부상했다.

LPG 렌터카 등록 대수는 작년 말 17만82대로 전체 렌터카 36만4695대의 47%를 점유, 휘발유 렌터카(11만8123대·32%)와 경유 렌터카(7만3068대·20%)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LPG협회는 “9일 현재 LPG 가격은 ℓ당 996.32원으로 보통휘발유(1791.83원)의 절반 수준으로, LPG 차량의 연비가 휘발유 차의 80% 정도인 것을 감안해도 경제성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