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실 가닥을 가지고 전체의 천을 보기를 원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추상회화 작가 베르나르 프리츠가 강조하는 말이다. 그가 부산 해운대 조현화랑에서 10월 19일까지 ‘베르나르 프리츠(Bernard Frize) 전’을 연다. 신작 18점을 선보인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추상 미니멀리즘과 맞물려 그의 작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국내 전시회는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확보하고 있는 베르나르 프리츠는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프란시스 베이컨, 도날드 저드, 가브리엘 오르즈코 등과 함께 유일하게 참여한 프랑스 작가이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 이어 올해 프랑스와 영국의 유명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씨실과 날실을 직조하면서 매듭이 완성되듯 화면을 배회하는 그의 붓질은 비물질적인 빛의 환영에 가깝다. 하지만 작가는 관습적인 색채 구성의 법칙에서 탈피하기 위해 애썼다. 과연 이미지가 생산하는 그 어떤 상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안료의 일종인 레진의 두터운 층과 아크릴 물감의 부드럽고 가변적인 성질이 공존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자연스러운 붓질의 흐름과 색채의 결합, 의도된 형태의 결합은 프리츠가 줄곧 견지해 온 규칙성과 질서 그리고 우연성을 바탕으로 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15점은 레진의 두터운 층과 아크릴 물감의 부드럽고 형태의 변화가 용이한 성질이 공존하는 작품들이다. 이러한 프리츠의 대표적인 성질은 규칙성과 질서 그리고 우연성에 따라 만들어지는 과정, 그 자체를 지향한다.
이 붓질의 시작은 어디인가, 이 색들의 조합은 어떻게 만들어 졌는가, 비슷한 연작 중 다른 작품과 구별 지을 수 있는 특징은 무엇인가 등 관객이 작품에 던지는 질문에 관객 스스로가 답을 찾을 수 있게 작업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는 프리츠 특유의 표현법이 돋보인다(051-747-8853).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프랑스 대표 추상회화 작가 베르나르 프리츠 부산 조현화랑서 개인전 '실과 천의 그림'
입력 2014-09-24 1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