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2년째 1%대… 日 ‘잃어버린 20년’ 닮은꼴

입력 2014-08-24 11:53
사진=국민일보DB

한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년째 1%대에 머물러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퉁계청과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평균 물가상승률은 1.6%로 2012년 11월 1.6%를 기록한 이후 21개월째 1%대 이하를 기록 중이다. 1%대 물가를 이처럼 오랜 기간 기록한 것은 물가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으로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물가 상승률이 3개 분기 연속으로 한국을 앞섰던 것은 1973년 3분기부터 1974년 1분기까지 3개 분기 이후 40년만에 처음.

아베노믹스를 앞세운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

물가 상승률은 너무 높아도 문제이지만 통상 2~3% 정도 선은 유지해야 경제의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저물가가 장기간 지속되면 상품 가격이 하락할 것을 우려해 소비와 투자가 부진해지고 자산 가격 거품 붕괴까지 동반하면서 디플레이션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내수 부진의 골이 깊어지면서 거시경제의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을 조속히 반전시키지 못하면 성장과 물가, 수출과 내수, 가계와 기업이 모두 위축되는 축소 균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 경제전문가는 “고질적인 수요 부족 등 한국은 이미 절반 이상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을 구사하고 규제 개혁과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