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이런 가뭄 처음이더래요”… 타는 목마름 강원

입력 2014-07-14 16:30
사진=국민일보DB

‘마른 장마’라고 쓰고 ‘최악 가뭄’이라고 읽는다.

강원도가 바싹바싹 타들어 가고 있다. 먹을 물도 부족한데 작물 작황은 부진하고 연일 가마솥 더위에 ‘3중고’다. 문제는 당분간 비소식이 없어 고통은 계속될 전망이라는 것.

14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속초 33.4도, 삼척 신기면 33도, 강릉 32.5도, 원주 31.3도, 춘천 31.1도 등을 기록, 폭염의 심술이 계속 이어졌다.

강원도가 이처럼 고통에 시달리는 건 비가 오지 않는 ‘마른 장마’때문.

한국 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도내 78개 저수지의 저수량은 4461만8천톤(총 저수량 1억1965만4천톤)으로 작년이 절반수준인 40.8%에 불과하다. 지역별 저수율은 원주권 28.4%, 철원권 30.6%, 홍천·춘천권 30.8%, 영북권 47.6%, 강릉권 66% 등이다. 저수율만 봤을 때는 104년 만의 가으로 기록된 2012년보다 더 심각하다는 게 농어촌공사의 설명이다.

또한 극심한 가뭄은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산간마을 주민들은 식수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도내 소방관서에서 지역 농가 등에 지원한 용수는 총 1332톤에 이른다.

영농도 사정은 마찬가지.

감자 작황은 작년의 반토막에 그쳤고 들깨는 가뭄에 타죽어 모종을 다시 내야 하고 옥수수도 말랐다. 콩도 파종 이후 내린 비의 양이 평년의 48%에 불과하다 보니 출아와 초기 생육이 지연되고 있다.

춘천시 서면에서 감자농사를 짓는 한 농부는 “비가 안 와 가뭄이 지속하면서 노지 재배 작물의 작이 전체적으로 나쁘다”면서 “올해는 가뭄에 타 죽은 작물을 누비다 시간을 다 빼앗긴다”고 하소연했다.

해마다 4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인제 내린천는 올해 래프팅 손님의 발길도 4분의 1로 확 줄어들었다.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총 6㎞에 이르는 래프팅 코스 중 절반가량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인제 래프팅 업체의 한 관계자는 “내린천에서만 12년째 래프팅 영업을 하고 있는데 올해처럼 강물이 마르기는 처음”이라며 “가뭄 해갈 없이 올여름이 이대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고 토로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