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장마’라고 쓰고 ‘최악 가뭄’이라고 읽는다.
강원도가 바싹바싹 타들어 가고 있다. 먹을 물도 부족한데 작물 작황은 부진하고 연일 가마솥 더위에 ‘3중고’다. 문제는 당분간 비소식이 없어 고통은 계속될 전망이라는 것.
14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속초 33.4도, 삼척 신기면 33도, 강릉 32.5도, 원주 31.3도, 춘천 31.1도 등을 기록, 폭염의 심술이 계속 이어졌다.
강원도가 이처럼 고통에 시달리는 건 비가 오지 않는 ‘마른 장마’때문.
한국 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도내 78개 저수지의 저수량은 4461만8천톤(총 저수량 1억1965만4천톤)으로 작년이 절반수준인 40.8%에 불과하다. 지역별 저수율은 원주권 28.4%, 철원권 30.6%, 홍천·춘천권 30.8%, 영북권 47.6%, 강릉권 66% 등이다. 저수율만 봤을 때는 104년 만의 가으로 기록된 2012년보다 더 심각하다는 게 농어촌공사의 설명이다.
또한 극심한 가뭄은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산간마을 주민들은 식수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도내 소방관서에서 지역 농가 등에 지원한 용수는 총 1332톤에 이른다.
영농도 사정은 마찬가지.
감자 작황은 작년의 반토막에 그쳤고 들깨는 가뭄에 타죽어 모종을 다시 내야 하고 옥수수도 말랐다. 콩도 파종 이후 내린 비의 양이 평년의 48%에 불과하다 보니 출아와 초기 생육이 지연되고 있다.
춘천시 서면에서 감자농사를 짓는 한 농부는 “비가 안 와 가뭄이 지속하면서 노지 재배 작물의 작이 전체적으로 나쁘다”면서 “올해는 가뭄에 타 죽은 작물을 누비다 시간을 다 빼앗긴다”고 하소연했다.
해마다 4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인제 내린천는 올해 래프팅 손님의 발길도 4분의 1로 확 줄어들었다.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총 6㎞에 이르는 래프팅 코스 중 절반가량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인제 래프팅 업체의 한 관계자는 “내린천에서만 12년째 래프팅 영업을 하고 있는데 올해처럼 강물이 마르기는 처음”이라며 “가뭄 해갈 없이 올여름이 이대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고 토로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생전 이런 가뭄 처음이더래요”… 타는 목마름 강원
입력 2014-07-14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