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이천수가 입을 열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한국 축구 대표팀의 16강 진출이 가물가물해진 순간 직전에 알려진 발언인데, 뒤늦게 회자되고 있다. 한때 일반인 앞에서 맥주병을 깨 무리를 빚은 이천수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월드컵 시작 전에는 누구보다 뛰고 싶었다”라며 “그래서 홍명보 감독님한테 좀 서운하긴 했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22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올해 나이 34살. 노장인데, 그의 이야기는 펄펄했다.
방송에선 이천수에 앞서 2002 한·일월드컵 물꼬를 튼 유상철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유상철은 “이천수가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라며 “이천수 나이가 33살이다. 2002년도 월드컵 당시 내가 32살이다”라고 한 자락을 깔았다. 그는 2002 월드컵을 회상하며 “그 위에 황선홍 홍명보 선배도 있었다”라며 “충분히 출전 가능한 나이인데 천수가 이제 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이천수가 나섰다. 이천수는 “어떤 이야기 할지 알고 있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어 국가대표에 미련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모든 운동선수가 다 그럴 것”이라며 “월드컵 시작 전에는 누구보다도 뛰고 싶었다”라고 속마음을 말했다. 이어 “출전하지 않아도 나의 경험과 좋은 얘기를 들려주고 대표팀에서 받은 사랑을 전달해 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라며 “그래서 홍명보 감독님한테 좀 서운하긴 했다”라고 답했다.
이천수는 이날 방송에서 한국의 원톱 공격수 박주영을 적극 옹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러시아 전에서 부진했다고 지적받는 박주영이 내가 봤을 때는 비난할 게 없다”라며 “박주영이 위에서부터 수비를 해줬기 때문에 뒷선에 있는 수비들이 침착하고 안정된 경기를 했다”라고 두둔했다. 이어 “아직까지 팀내 박주영만한 공격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월드컵 두 번째 경기인 대한민국 알제리전에서 대표팀이 2대 4로 참패한 뒤 원톱 박주영의 부진에 대한 비난 여론은 높아만 간다. 더해서 이천수의 이 발언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사진=국민일보DB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기린아 이천수 “홍명보 감독한테 좀 서운”…한국팀 졸전에 다시 회자
입력 2014-06-23 21:07 수정 2014-06-23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