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하는 청와대 코앞에서 국무총리 수업을 계속하고 있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이르면 21일, 늦어도 22일까지는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선일보가 21일자 1면에서 보도했다. 조선은 이름을 밝히지 않고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문 후보자는 최근 주변에 자신이 ‘박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얘기한 적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여권 고위 관계자는 조선에 “박 대통령 귀국을 전후해서 (문 후보자가) 물러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정체모를 사람을 인용했지만,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아들 낙마 사건 등으로 박근혜정부에 밝은 조선이 인용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소위 ‘탄·탄·탄’ 국가 순방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밤 귀국한다.
조선은 또다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다른 여권 관계자’라면서 그가 “박 대통령이 ‘지명철회’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면 박 대통령이 자신의 인사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타격이 크다”라면서 “문 후보자가 이런 점을 고려해서 대통령과 정권의 부담을 덜어주는 결정을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문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문창극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둔 것이다.
조선은 그러면서도 “문 후보자는 다만 자신의 거취에 대해 청와대와 아직 어떤 협의도 하지 않았으며, 청와대도 문 후보자의 자율적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라고 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는 21일 밤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22일 이전에 문창극 후보자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문창극 총리후보, 늦어도 22일까지 자진사퇴 가능성”
입력 2014-06-21 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