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칠레에 충격의 패배를 당하며 직전 대회 우승팀이 1라운드에서 탈락한 다섯 번째 사례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칠레에 0대 2로 완패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디펜딩 챔피언으로 2연패에 도전했던 스페인은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대 5로 대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2차전에서도 칠레에 발목이 잡힌 스페인은 조기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월드컵은 그동안 1962년 브라질을 끝으로 52년째 대회 2회 연속 우승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1930년 시작된 월드컵에서 2010년까지 19차례 대회가 열리는 동안 2회 연속 정상에 오른 국가는 이탈리아(1934·1938년)와 브라질(1958·1962년) 뿐이다.
오히려 2연패에 나섰다가 이번 대회 스페인처럼 치욕적인 성적을 낸 경우가 종종 있었다.
첫 시작은 1950년 브라질 대회에서의 이탈리아였다.
1934년과 1938년 대회에서 월드컵 역사상 첫 2연패 한 이탈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12년 만에 다시 재개된 1950년 대회에서 1승 1패를 거두고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어 1962년 칠레 월드컵 우승국 브라질이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1승 2패로 조별리그에서 조기에 짐을 쌌다.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에는 디펜딩챔피언의 부진이 더욱 잦아졌다.
1998년 대회 우승팀 프랑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3실점하면서 1무 2패로 16강 진입도 못해 보고 귀국했다. 프랑스는 전 대회 우승팀이 1승도 못하고 탈락한 첫 사례이기도 했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 우승한 이탈리아는 4년 뒤인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 2무 1패를 거두고 역시 조별리그에서 쓴맛을 봤다. 이탈리아도 조별 예선에서 1승도 기록하지 못하고 귀국길에 오른 디펜딩챔피언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4년 전 ‘화려한 티키타카’(탁구공이 왔다 갔다 하듯 하는 짧은 패스) 기술을 뽐내며 정상에 등극했던 스페인이 직전 챔피언이 몰락하는 비운을 맞았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
스페인 ‘디펜딩챔피언 몰락史’에 올라…2패로 조기 탈락
입력 2014-06-19 10:57 수정 2014-06-19 1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