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사장이 이끄는 한국철도공사 등 11개 공공기관이 기획재정부발 2013 경영실적 평가에서 기관장 해임건의까지 부를 수 있는 E 등급을 맞았다. A가 우수, B 양호, C 보통, D 미흡, E는 아주 미흡인데, 대학으로 치면 E 등급은 F 학점, 즉 낙제를 말한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과 이를 반대하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국민적 불편을 선사한 철도공사이지만, 최연혜 사장은 기관장 해임건의에선 빠졌다. 사장 임명 기간이 2013년 당시 6개월 미만이라서 그냥 넘어가는 것인데, 같은 E 등급을 맞은 울산항만공사와 2년 연속 D등급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기관장 해임건의가 떨어졌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열고 201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심의 의결했다. ‘미흡’인 D 등급과 ‘아주 미흡’인 E 등급은 총 30개 기관으로, 지난해 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박근혜정부가 낙하산과는 별도로 2013년 내내 공공기관 정상화 작업을 주창해 왔는데, 막상 경영실적은 대폭 나빠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 대국민 불편을 끼친 철도공사는 E 등급을 기록했다. 원전마피아 비리로 한여름 대국민 찜통더위를 선사한 한국수력원자력도 E 등급이다. 한국가스공사, 한국거래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대한석탄공사, 울산항만공사, 선박안전기술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국기상산업진흥원,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등도 ‘아주 미흡’이다.
이들 E 등급 기관의 장과 2년 연속 D 등급을 맞은 기관의 장이 있는 14곳은 원칙적으로 해임건의 대상이지만, 박근혜정부 출범 여파로 2013년 당시 기관장 교체가 빈번해 임명기간이 6개월 미만인 곳이 12곳이나 되어 대부분 구제받았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최연혜 코레일 사장도 이 케이스다. 사장이 6개월을 넘긴 울산항만공사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당장 기관장 교체 명령을 받게 됐다. A 등급은 단 두 곳,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뿐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코레일 등 공공기관 11곳, 2013 경영실적 최악의 E등급
입력 2014-06-18 14:44 수정 2014-06-18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