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수장 서청원마저 문창극 포기하나…“심각한 자기성찰 해야”

입력 2014-06-17 11:56
사진=이병주 기자, 국민일보DB

새누리당 당권 도전을 선언한 서청원 의원이 17일 사실상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서청원 의원은 “문창극 후보 스스로 언행에 대한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심각한 자기 성찰을 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잘 판단해야 된다”고 했다. 총리 후보 인사청문요청이 17일 오후 5시쯤 국회에 배달될 예정인데, 일단 그 전에 문 후보자 스스로 갈길을 정하라는 촉구다.

서청원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자신의 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서 의원은 “문창극 총리 후보에 대한 제 말씀을 조금 드리는 것이 정치를 오래해 왔던 사람으로서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했다. 친박(박근혜 대통령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정치인들) 맏형 의원의 ‘도리론’이다.

서청원 의원은 이어 문창극 총리 후보의 지명 이후 스스로 보여준 대응이 문제라고 했다. 그는 “청문회법이 국회에 있기 때문에 후보자 청문 절차를 거친 뒤에 국민과 의회에서 판단할 것이란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만 최근 문 후보자 지명 이후에 언행을 이렇게 하나하나 보고 국민의 여론을 많이 경청할 결과 지금은”이라며 생각이 달라졌음을 시사했다.

이어 서청원 의원은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아래와 같이 밝혔다.

“문창극 후보 스스로 언행에 대한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심각한 자기 성찰을 해야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잘 판단해야 됩니다. 그렇게 전 생각합니다.”

기자들은 서청원 의원에게 다시 “문창극 후보자 스스로 사퇴하란 의미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서 의원은 “본인이 후보로 지명된 이후에 언행과 해명에 대한 스스로의 성찰을 해야된다는 말씀”이라고 답했다. 문 후보자가 식민사관 관련 발언을 전한 언론사에 법적 대응을 밝히고, 자신의 출근길을 지킨 기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등의 일을 염두한 발언이다.

기자들이 또다시 “자진사퇴 촉구가 포함된 발언인가”라고 되물었는데, 서 의원은 “제 얘기의 의미를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중견 정치인의 이런 언급은 사실상 시인의 뜻으로 해석된다. 서 의원은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서청원 의원은 19일 새누리당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겠다고 덧붙였다. 친박계 수장으로 불리는 서 의원은 비박계 좌장 김무성 의원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되기 위한 선거전을 앞두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