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심장수술에도 US오픈 2위…에릭 컴튼의 '인간승리'>

입력 2014-06-16 14:27 수정 2014-06-16 14:32
16일(한국시간) 끝난 US오픈 골프대회에서 두번의 심장이식 수술을 딛고 준우승한 에릭 컴튼(미국). AFPBBNews=News1

두 차례나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에릭 컴튼(34·미국)이 제114회 US오픈 골프대회에서 1등보다 값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재활을 위해 골프를 시작했다가 메이저대회 두 번째 출전 만에 값진 성과를 이뤘다.

인간승리의 주인공인 컴튼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장 2번 코스(파70·7562야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합계 1언더파 279타로 리키 파울러(미국)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1위인 마르틴 카이머(독일·9언터파 279타)와 8타 차나 났지만 보통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역경을 극복한 뒤 일군 값진 준우승이었다.

컴튼은 9살 때 심장 이상이 발견돼 12살인 1992년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재활을 위해 골프를 시작했다가 프로 선수로 성장했다. 미국 조지아대를 나와 2001년 프로로 전향한 컴튼은 2003년과 2004년 캐나다 투어에서 3승을 올리며 정상을 향해 조금씩 나아갔다. 하지만 2007년 갑자기 심장 마비가 오는 바람에 응급실에 실려갔고, 또 다른 심장이 필요했던 컴튼은 지난 2008년 5월 새로운 심장을 이식받고 세 번째 삶을 시작했다. 그는 역경에 굴하지 않았다. 수술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초청선수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칠드런스 미러클 네트워크 호스피탈스 클래식에 출전해 컷을 통과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꾸준한 도전정신과 용기를 인정받아 PGA 투어 ‘커리지상’(Courage Award)의 첫 주인공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대회가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출전인 컴튼은 공동 2위에 오르며 자신의 PGA 투어 인생 최고의 성적을 냈다.

컴튼은 경기 후 “내 골프 인생이 이런 자리까지 와본 적은 없었다”며 “아직 충분히 실감하지 못하겠지만 마치 이긴 것과 같은 기분”이라고 감격해 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