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자책골, 그 불명예의 역사…박주영도 2010 남아공월드컵 때 자책골

입력 2014-06-13 08:13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자책골이 첫 골로 기록됐다.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은 브라질 수비스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다. 그는 13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코린치안스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전에서 경기 전반 11분 크로아티아의 올리치의 골을 걷어냈다. 하지만 그 공이 브라질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면서 자책골로 기록된 것이다.

다행히 네이마르의 맹활약에 힘입어 3-1로 경기가 마무리되면서 십년감수했지만, 하마터면 주최국 브라질 홈 팬들의 원성을 살 뻔했다. 최강 브라질은 역대 월드컵에서 단 한 차례도 자책골을 기록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역대 월드컵에선 이 외에도 ‘자책골’과 관련해 여러 기록이 남아있다. 가장 비극적인 기록은 1994 미국월드컵 당시 미국전에서 자책골을 넣은 콜롬비아 수비스 안드레스 에스코바르가 총격으로 숨진 사건이다. 당시 콜롬비아는 펠레가 우승 후보로 꼽을만큼 기대를 모았으나,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에스코바르는 귀국 직후 괴한으로부터 12발을 난사당해 목숨을 잃었다.

한국 선수 중에선 박주영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자책골을 넣은 선수로 기록돼있다. 박주영은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B조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 한국과 아르헨티나 전에서 전반 15분 자책골을 넣었다. 당시 경기는 1-4로 패했지만 다행히 1차전 그리스전 승리 등에 힘입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보다 훨씬 앞선 1986년 멕시코월드컵 조별 예선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선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이 비운의 자책골 주인공이었다. 당시 한국은 역대 최강의 이탈리아로부터 2점이나 뽑아내며 선전했으나 결국 2-3으로 석패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사진=마르셀루가 자책골을 넣은 직후 허탈한 표정으로 골문을 바라보고 있다.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