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최초의 교회인 청주제일교회(담임목사 이건희)가 올해로 110주년을 맞는다.
제일교회는 미국 북장로교회 민노아 목사가 1904년 11월15일에 마련한 초가집에서 첫 예배를 시작했다. 교회 설립 1년 만에 교인이 50여명을 넘게 되자 초가집 예배당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새로 지은 곳이 현재의 교회 터다. 이곳은 본래 청주 영장(營將)의 관사와 죄인들을 가두는 옥사가 있었던 장소로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때에 많은 교인들이 고문을 당하고 순교의 피눈물을 흘리던 역사적인 곳이다.
제일교회는 교육이 백년대계이며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이라는 인식에서 1904년에 청남학교(현 청남초등학교)를 세워 운영했다. 청남학교는 1936년 교직원과 학생들이 신사참배에 불응, 휴교조치를 당하고 교직원이 모두 해임되는 등 민족의 수난기를 함께 몸으로 겪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청신여학교, 청신야학, 상당유치원 등을 개설해 계몽과 지식 보급에 힘썼다. 해방 후에는 1949년 세광중학교, 1953년 세광고등학교를 건립해 학원선교에도 앞장섰다.
제일교회는 1970~80년대 군부독재 시절에도 민주회복 국민회의 충북지부라는 단체를 결성, 유신헌법 철폐 및 반독재 민주화 운동에도 큰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교회 안에는 최초의 한글 비석으로 1921년에 세워진 로간 기념비, 창립 100주년 기념비, 망선루 옛터 기념비, 기독청년·민주화운동 기념비 등을 간직하고 있다.
이건희 담임목사는 “올해로 복음의 씨앗을 뿌린 지 110년이 된 제일교회는 친교와 봉사를 일치시키는 교회”이라며 “교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서 눈에 보이는 세상 안에서 현존하심을 알리는 신앙공동체”라고 설명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110년 전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청주제일교회
입력 2014-06-12 1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