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ICJ 가져가봤자” 日 극비 외교문서 공개

입력 2014-06-10 07:57
사진=독도 전경. 국민일보DB

독도를 영토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국제사법재판소(ICJ)로 가져가봤자 재판을 하기 어렵다는 일본 외무성 기밀문서가 10일 공개됐다. 외무성 조약국법규과가 작성한 극비 문건인데, 이때부터 일본은 독도를 분쟁지역화하기 위해 철저하게 외교적 준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도한 한일 국교 정상화 이전부터 작업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1962년 7월 ‘일한교섭관계법률문제 조서집’을 만들었다. 독도 문제를 ICJ로 회부하는 절차와 함께 일본의 득실을 따진 내용이다. 결론은 ICJ 회부가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은 ICJ의 강제관할권을 인정하는 선언을 1958년 9월에 했지만, 당시 한국은 ICJ에 가입했으면서도 강제관할권은 유보했기 때문에 독도 문제를 가지고 재판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골자다.

일본 외무성은 대안으로 독도 문제를 ICJ로 가져가려면 한국이 ICJ의 관할권을 인정하는 선언을 해야 하고, 별도로 양국이 독도를 재판에 회부하는 특별합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극비 문서였는데, 지난해 3월 일본 법원이 1951~1965년 사이 한일 국교정상화 교섭과정의 외교 문서를 대부분 공개하라고 판결한 뒤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이 당시 박정희 정부와 한일 국교정상화를 하면서 독도 지역 분쟁화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치밀한 준비를 했음을 보여주는 문건이다. 52년째 일본의 독도 침탈 노력은 집요하게 진행 중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