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세월호 참사에도 해외관광 지출 사상 최대
입력 2014-05-31 02:55
지난달 해외여행 지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해외여행객 수도 4월 기록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국내 소비는 침체됐지만 해외에선 원화강세 효과를 등에 업은 여행객들이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4월 내국인의 해외관광 지출액은 16억968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7%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가율 역시 2011년 6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관광수지는 2억3990만 달러 적자로 23개월째 적자 행진을 기록했다.
지난달 해외로 출국한 여행객은 117만9885명으로 4월 기록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겨울 성수기인 지난 1월(146만8903명)보다 여행객 수는 줄었지만 지출 총액은 오히려 커진 것이다.
원화강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여행객들이 해외에서 과감하게 지갑을 연 것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1070원대에서 한때 1080원을 넘어서도 했으나 4월에는 1030원대로 내려앉았다. 해외관광 지출액이 종전 최대기록을 세웠던 2008년 7월(16억8850만 달러)에도 원·달러 환율이 1002원대까지 떨어지는 원화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세월호 참사 여파가 내수 경기를 위축시키는 지표는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줄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예술·스포츠·여가업(-11.6%), 음식·숙박업(-3.2%)이 부진했다. 소매판매도 1.7% 줄었다.
최성욱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대구지하철 사고, 삼풍백화점 붕괴 등 과거 대형 참사들은 경제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세월호 참사는 다르다”며 “전체적으로 소비 부문에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세월호 참사가 서비스업 생산에 1% 정도의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대지진 사례를 참고하면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5월까지 지속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은애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