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후보·자녀 美 영주권 의혹”… 서울시교육감 선거 난타전

입력 2014-05-28 03:15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일주일여 앞둔 27일, 후보 간 흠집 내기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진보 성향의 조희연 후보가 ‘저격수’로 나서자 고승덕 후보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조 후보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포문은 조 후보가 열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고 후보가 선두, 현역 교육감인 문용린 후보와 조 후보가 뒤를 따르는 형국이다. 조 후보가 열세를 만회하고자 고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과 자녀들의 미국 조기유학 의혹을 끄집어냈고, 고 후보가 적극 반박에 나서면서 난타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 후보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후보 본인과 두 자녀가 미국 영주권자”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자녀를 미국에서 교육시켰으면서 대한민국 서울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고 후보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조 후보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띄워 반박했다. 자신은 영주권자가 아니며 자녀들은 전처와 이혼할 때 미국으로 따라갔다는 내용이다.

이에 조 후보는 “미국 대사관의 증빙자료로 입증하라”며 다시 몰아붙였고, 고 후보는 자신의 여권에 찍힌 미국 비자를 공개했다. 영주권자는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으므로 자신이 영주권자라는 조 후보 주장이 틀렸다는 것이다. 고 후보는 자녀들 조기 유학 의혹 등을 제기한 조 후보를 선관위에 고발했다. 고 후보는 “이기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조 후보는 이미 교육감 후보로서 자격을 상실했다”며 “조 후보에 대해 통합진보당 관련 수많은 의혹이 일고 있지만 깨끗한 선거를 위해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역공을 폈다.

조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는 문 후보에 대해서도 ‘농약 급식’의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공격했다. 감사원 감사에서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가 각급 학교에 공급한 식자재에서 농약이 검출된 것을 두고 문 후보를 공격한 것이다. 특히 “문 후보가 ‘농약은 과학’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친환경 무상 급식을 줄기차게 반대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 후보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친환경유통센터가 공급한 식재료에서 매년 3건씩 잔류농약이 검출돼 해당 업체의 식재료 공급을 중단시키라는 공문을 센터에 보냈지만 문제의 업체들이 3년 내내 식재료를 납품했다”며 서울시가 설립·운영하는 친환경유통센터에 책임을 돌렸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