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해수부 장관, 잊혀진 옛사람?…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줄결석’
입력 2014-05-28 02:28
정홍원 국무총리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잇달아 불참하고 있다. 사고 책임론의 중심에 놓인 이들이 벌써부터 ‘잊혀진 옛사람’ 취급을 받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16일 이후 청와대에선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세 차례 국무회의가 열렸다. 정 총리와 이 장관은 27일 열린 회의까지 연속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고 수습을 지휘하고 현장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게 대외적 명분이다.
하지만 정 총리는 지난 20일과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각각 개최된 국무회의와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23일에는 교황 방한 정부지원위원회 회의에도 참석했다. 총리가 유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만 ‘줄결석’하는 이유를 사고 수습만으로 내세우기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사의를 표명했고 후임까지 지명된 상황에서 정 총리가 박 대통령과 함께 있는 장면이 적절치 않다고 청와대가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의도적으로 두 사람의 동선(動線)을 어긋나게 짜고 있다는 것이다. 정 총리가 임시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구설에 올랐던 일을 이유로 꼽기도 한다.
이래저래 정 총리는 마지막까지 오명을 쓴 채 쓸쓸하게 퇴장하게 될 전망이다. 이 장관 역시 취임 41일 만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 때문에 부처 조직 축소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됐다.
아직 사표도 수리되지 않은 현직 총리가 헌법상 국무회의 부의장임에도 연속 불참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내각 지휘를 결국 대통령이 직접 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