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송광조 前 서울지방국세청장 STX서 뭉칫돈 받은 정황 포착
입력 2014-05-19 04:44
송광조(52)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이 STX그룹 측으로부터 대가성 있는 뭉칫돈을 받은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송 전 청장은 지난해 8월 CJ그룹 로비 의혹에 연루돼 불명예 퇴진한 이후 또 다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STX그룹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STX 관계자로부터 “송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검찰은 송 전 청장의 금융계좌 추적 등을 통해 구체적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조만간 송 전 청장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청장은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3월과 국세청 감사관으로 자리를 옮긴 그해 10월 500만원씩 1000만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자금 전달자로 전 ㈜STX 최고재무책임자(CFO) 변모(61·구속기소)씨를 지목하고 있다.
검찰은 변씨가 송 전 청장 사무실로 찾아가 현금을 전달하면서 STX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의 편의제공 등을 청탁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송 전 청장이 수수한 금액이 더 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송 전 청장은 CJ그룹 측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현금 수백만원과 골프 접대 등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았다. 당시 수사도 특수2부가 맡았다. 다만 검찰은 “부적절한 처신은 발견됐지만 형사처벌할 수준은 아니다”며 국세청에 비위 사실을 통보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송 전 청장은 그 직후 사표를 냈다.
송 전 청장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금품수수는) 전혀 모르는 일이고 사실이 아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변씨와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얘기를 할 입장이 아니다”며 전화를 끊었다.
한편 검찰은 강덕수 전 STX 회장 측으로부터 아들 유학자금 명목으로 10만 달러를 송금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유창무(64) 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에 대해 이번 주 중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3일 유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