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교회 성도 100여명 ‘인체조직 기증’

입력 2014-05-13 02:55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롬 12:1)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통일로8길 서대문교회에서 드려진 ‘인체조직기증 예배’에서 장봉생 담임목사는 이 성경 구절을 주제로 설교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몸을 잘 관리해서 하나님께 충성 봉사하다가 천국을 갈 때에 남는 몸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합니다.”

이날 서대문교회 성도 100여명은 인체조직기증 서약서를 작성했다. 인체조직 기증은 사망 후에 연골 등 뼈나 피부 심장판막 혈관 인대 등 인체조직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기증하는 것으로, 한 사람에게서 대략 100가지 조직을 기증할 수 있다. 몸 안의 피를 뽑아 타인에게 주는 헌혈이나 뇌사판정 시 필요한 환자에게 전하는 장기기증과 구별된다.

서대문교회 복지국 김영환 전도사는 11일 “인체조직기증 예배는 불의의 사고 등으로 다른 이의 인체조직 기증의 도움이 반드시 있어야 치료가 가능한 이들을 돕기 위해 사후 조직기증을 서약하는 예배”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인체조직 기증 관련 홍보 및 교육 업무는 2008년 설립된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대표 박창일)가 유일하게 담당하고 있다. 인체조직기증 희망서약 캠페인과 기증 희망자 등록, 교육 및 홍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지원본부에 따르면 인체조직은 해외에서 수입한 조직이 76%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안전성과 이식 적합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인체조직 기능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2012년)에서도 ‘인체조직 기증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은 31.7%로 헌혈이나 장기 기증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률(99%)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인기본 관계자는 “2년 전부터 교회들을 대상으로 생명나눔 캠페인을 시작했고, 동참 교회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체조직 기증 캠페인에 동참한 교회는 이촌동 한강교회, 용산동 선인중앙교회, 남현동 우림교회, 여의도순복음 성북교회 등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