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안산 집에 홀로 남겨진 노인·학생들의 고통

입력 2014-04-26 02:21

세월호 침몰로 실종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가 대부분 진도에 머물면서 집에 홀로 남겨진 노인들과 어린 학생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큰 정신적 충격에 빠진 이들은 제대로 밥도 먹지 않은 채 자책감까지 느끼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3일 파악된 안산 집에 남은 실종자 가족은 초·중·고교 학생 141명과 노인 7명 등 148명이다.

부모 대부분이 진도로 가면서 집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고가 난 뒤부터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이 집에 찾아가 대화를 나누며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매일 이들의 집을 찾아가 말을 붙이며 위로하고 있다. 빨래와 청소도 해주고 저녁과 다음날 아침에 먹을 도시락도 매일 배달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26명의 학생과 노인에게, 23일에는 50명에게 도시락을 전달했다.

박영혜 안산시 건강가정지원센터장은 “집에 홀로 남은 아이와 노인들은 죄책감에 빠져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집에 남은 실종자 가족이 신청하면 심리지원단이 곧바로 자원봉사자를 파견해 돌본다. 심리지원단은 고대안산병원과 장례식장 내 심리상담 부스에서 가족돌봄 지원을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신청은 저조한 편이다. 이에 따라 신청을 기다리거나 스스로 찾아올 때까지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이들을 찾아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안산=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