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8일째 돼서야 구조 현장 찾은 김관진 국방

입력 2014-04-24 03:37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23일 오후 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에서 구조작업을 진행 중인 독도함을 방문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8일째가 되어서야 구조 현장을 찾은 것은 때늦은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장관은 당초 지난 18일 헬기를 타고 진도까지 갔었다. 하지만 안개가 많이 끼어 독도함에 내리지 못하고 귀경했다. 이후 김 장관은 특별한 대외 일정이 없었지만 현장 방문은 5일 후에야 이뤄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주말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 등을 점검하느라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방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 움직임을 공개한 것도 세월호 침몰 사고에 따른 여론 악화를 우려해 국면을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4차 핵실험이든 전선에서 문제가 나든 지금 뭔가 심각한 긴장이 생기기 직전의 분위기인데 큰 한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언급들이 북한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매체가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기밀 내용을 노출하면서까지 북한의 핵실험 징후를 소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장관은 독도함 지휘통제실에 마련된 현장구조지원본부에서 정진섭 해군 정보작전참모부장(소장)으로부터 구조 상황을 보고받았다. 지원본부 정면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에는 탑승객, 실종자, 구조자 등 통계와 구조작업 함정별 유속 및 유향(조류 흐름)이 표시돼 있었다. 지난 19일 독도함에 합류한 미군 구조전문가 2명은 수중 상황별 선체 접근 방법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테이블 곳곳에는 천안함 탐색 구조작전 결과 및 교훈집이 놓여 있었다. 해군은 시신 150구 중 71구(선내 46구)를 군의 구조대원이 수습했다고 김 장관에게 보고했다. 유영식 해군 정훈공보실장은 “세월호가 선체 내부구조를 변경하면서 도면과 달라져 잠수작업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에게 전날 구조 작업 도중 마비 증세가 온 부사관의 상태부터 물었다. 황 총장은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한 달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대단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작전 중인 것을 알고 있다”고 격려하면서도 체계적인 구조작전을 지시했다. 특히 구조대원들이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키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무리하게 들어가지 마라. 자주 들어가고 깊게 들어가고 시간 오버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면서 “교대체제를 잘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진도=국방부 공동취재단,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