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화가 ‘김창열 미술관’ 제주에 건립 “제주 문화예술 진작에 도움됐으면…”
입력 2014-04-21 02:19
물방울 화가 김창열(85·사진) 화백의 이름을 딴 ‘김창열 제주도립미술관’ 기공식이 지난 19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서 열렸다. 미술관은 지상 1층, 건물 전체 면적 1600㎡ 규모(총 사업비 92억원)로 2016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공식에는 김 화백과 김 화백의 가족을 비롯해 원로 화백 박서보·이왈종·윤명로, 원로 조각가 신문섭·박석원·한용진,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 표미선 한국화랑협회장, 박여숙 박여숙화랑 대표 등 미술계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
수년간 건강이 악화한 김 화백은 “최근 큰 열병을 앓아 기운이 없고 정신도 좀 모호해 말할 기력이 없다”면서도 “이 미술관이 제주도 문화예술 진작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평안남도 맹산 출신인 김 화백은 한국전쟁 당시 제주에 1년6개월 정도 머물렀던 인연으로 제주도를 ‘제2의 고향’으로 여겨 왔다고 했다. 제주도는 김 화백이 지난해 4월 저지예술인마을에 자신의 미술관을 건립한다면 작품 200여점을 기증하겠다는 제안을 하자 이를 받아들여 미술관 건립을 추진해 왔다.
김 화백은 자녀들에게 작품을 물려주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가 미술관 건립을 위해 자녀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후대에 물려주려 소중히 간직했던 작품을 기증했다.
회화와 설치작품 등 1957∼2013년 시대별 대표작 200여점과 60여년간의 활동 자료, 서적, 팸플릿, 화구, 활동사진 등을 제주도에 무상 기증하는 것으로 작품의 추정 가격만 150억∼200억원에 달한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